`CIO` 의미가 `Career Is Over`?

 올 초 일본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노무라총합연구소가 매우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9월 현재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전략 부문의 IT 활용도와 IT 투자 만족도의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만족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기업의 6.8%만이 IT 투자에 ‘매우 만족스럽다’고 응답했을 뿐이다. IT 투자 효과에 관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그나마 57.1%를 차지, IT 투자에 책임을 지고 있는 CIO나 IT 담당 부서장들에게 다소 위안이 됐다. 하지만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경영진 또는 경영기획 관련 부서가 IT 투자의 효과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IT 투자 효과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은 CIO나 IT 담당 부서장에게는 심각한 경고음이다.

 부정적인 통계를 하나 더 소개해 보자. 포레스터리서치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CEO의 28%만이 IT가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답했다. 34%는 IT 부문의 역할이 미약하거나 그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24%는 비즈니스 쪽에서 먼저 지시를 해야 IT가 혁신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답했다.

 극심한 경기 침체기를 맞아 CIO들과 IT 부서 담당자들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부분 기업이 IT 부문을 이익(profit center)의 관점이 아니라 비용(cost center)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IDC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IT 투자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물론 국가별 또는 기업별로 IT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겠지만 불황기에는 선뜻 IT 투자에 나서겠다는 기업이 없을 것이다. 여전히 IT 부문을 비용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한 탓이다.

 야신 바바르 IBM 글로벌서비스 이사는 최근 ‘CIO의 위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바바르 이사는 “어떤 사람들은 CIO를 ‘Chief Information Officer’가 아니라 ‘Career Is Over’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C레벨 임원 가운데 불황기에 CIO의 입지가 가장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불황기 경영 환경은 CIO에게 별로 우호적이지 못하다. 최근 SaaS, 클라우드 컴퓨팅 등 임대형 컴퓨팅 서비스나 아웃소싱 서비스가 부각되면서 CIO의 위상은 더욱더 위협받고 있다. 앞으로 많은 기업이 외부의 IT 및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 추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기업이 외부의 IT 자원을 활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CIO나 IT 담당 부서장의 역할이나 기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연히 시대는 CIO나 IT담당 부서장에게 시스템 운용자나 테크노크라트의 지위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전략가가 될 것을 심각하게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 CIO는 하나의 모자만 썼으면 만사 오케이였다. 하지만 미래에는 여러 개의 모자를 써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IBM은 그런 의미에서 CIO가 변화와 혁신의 ‘기폭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IO가 ’Career Is Over’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될까. 지금 공은 CIO의 손에 들려 있다.

 장길수 CIO BIZ+팀장 ks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