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毒을 藥으로 바꾸자](2부)①인터뷰/변재만 서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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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은 칠판·비디오·컴퓨터처럼 학습을 위한 교수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교육 몰입도 측면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학습도구입니다.”

 서울서정초등학교 변재만 교사는 활용하기에 따라서 게임은 훌륭한 학습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동기유발 효과가 다른 어떤 학습도구보다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변 교사는 지난 2006년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게임 ‘군주’를 이용해 사이버 정치수업을 진행했다. 처음 시도하는 수업이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힘이 됐다.

 그는 “일반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칭찬과 보상 등이 필요한데, 게임을 활용한 수업에서는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은 게임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는 한마디면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당시 수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적절히 활용해 진행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컴퓨터실이라는 정해진 오프라인 공간 안에서만 게임에 접속할 수 있게 했다.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온라인에 미치지 않게 온라인상의 플레이어가 실제로 누구인지는 비밀로 했다.

 변 교사는 “오프라인에서 퀘스트를 주고, 학생들은 ID만 알 뿐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게 수업을 진행했다”며 “소집단 활동, 팀활동 등을 통해 퀘스트 수행능력과 리더십을 검증하고, 마지막에 군주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반장 등 학급임원이 아니라 뜻밖의 학생이 군주로 뽑혔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변 교사는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주로 뽑힌 학생은 다른 아이들을 잘 통솔했고, 역할 분배도 잘했다”며 “오프라인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게임을 통해 적극성과 리더십 등 학생의 잠재력을 발견한 경우”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게임이 좋은 학습도구라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을 학습도구로 쓰기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변 교사는 “먼저 학교장과 담당교사가 학습도구로서 게임이 교육적으로 적합하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PC사양과 인터넷 회선 등을 갖추기 위한 예산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을 활용한 수업이 아직 초기다 보니 게임과 교육이 연관된 부문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가 참여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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