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휴대폰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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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에서 출시할 휴대폰 10종 중 한두 종은 외산이 차지할 전망이다. 이통사들이 단말 경쟁력 확보와 국내 제조사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외산 휴대폰을 대거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단말 선택권이 확대되고 제조사 판촉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단말 가격 인하 등의 혜택이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LG텔레콤 이동통신 3사는 스마트폰 등 전략폰 위주로 외산 휴대폰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오는 3월까지 지난해 내놨던 전체 외산 휴대폰 수와 비슷한 수량을 출시할 예정이며, 연간 전체 신규 단말의 10% 이상을 외산으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이 외산 휴대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모토로라의 ‘모토프리즘 오렌지’를 출시했으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과 HTC의 터치듀얼의 후속모델 ‘터치 다이아몬드’도 이르면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노키아 ‘6210 내비게이터’를 출시할 계획도 있어 SKT는 1분기에만 총 4종의 외산 휴대폰을 도입할 계획이다. 환율 상승 등 변수가 있지만 산술적으로 올해 총16종의 외산 단말을 도입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HTC의 ‘터치듀얼’, 림의 ‘블랙베리’ 2종을 포함해 모토로라 ‘V9m’ 등 연간 5종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간 50여종의 휴대폰이 신규 출시된다고 볼 때 올해는 외산의 유통 비중을 최대 20%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 상승 등이 부담이지만 위피 폐지 이후 해외단말기 도입이 한층 용이해진만큼 스마트폰 등 하이엔드 단말 위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F는 1분기 노키아 ‘6210 내비게이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KTF는 주로 스마트폰 위주로 단말 소싱을 하고 있고 오는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 의무화 폐지 이후 애플 아이폰 등도 소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외산 휴대폰을 전혀 선보이지 않았다.

 LG텔레콤 역시 상반기에만 외산 단말 2종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카시오 ‘캔유 801Ex’ 단 1종을 내놨던 것에 비해 늘어난 수다. 올 초 카시오 ‘캔유 S1000’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카시오 전략폰 2종을 더 출시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오즈 전략폰 중심으로 카시오 단말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통사들의 이 같은 단말 전략 변화는 3세대(G)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외산 단말의 네트워크 진입장벽이 사라지고 위피 의무화 폐지라는 정책적 이슈가 맞물려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단말 제조사를 상대로 협상력을 강화하고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은 필수적이다.

 이통사 고위관계자는 “단말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통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산 단말기를 들여와 경쟁하도록 하는 것일 뿐”이라며 “향후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적용된 외산 휴대폰을 들여오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는 단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