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블랙베리를 고수하는 것이 왜 위험할까.
오바마 대통령이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를 백안관에서도 계속 쓰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색다른 위협 주장이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논란은 블랙베리를 통한 통화 내용이나 교신한 e메일이 도청·해킹될 우려가 높다는 점에 집중됐으나, 16일 C넷은 가장 위험한 점은 바로 오바마 대통령의 위치가 노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군가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대통령에게 신체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 및 사생활 보호 기술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소고이언에 따르면 보통 개별 휴대폰에는 ‘IMEI’ 혹은 ‘MEID’라고 알려진 연속번호(Serial numbers)가 있다. 이 식별번호는 전화하거나 데이터가 전송될 때 암호화한 상태로 중계기에 전해진다. 이를 해독할 수 있는 장비만 있다면 식별번호, 즉 개별 휴대폰의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정보기관에서 흔히 사용하는 장비는 ‘트리거피시(Triggerfish)’다. 이 장비는 마치 스스로를 중계탑인 것처럼 위장해 근접한 휴대폰의 식별번호와 다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호원과 보좌진이 퇴근한 시각, 즉 오바마가 홀로 블랙베리를 쓰는 시간에는 다른 전파의 방해가 없기 때문에 손쉽게 휴대폰의 식별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바마 대통령의 휴대폰 IMEI 번호를 수시로 바꾸는 것이지만 이 또한 위험할 수 있다. 수시로 식별번호가 바뀌는 휴대폰은 고위급 인물이 소지한 휴대폰임을 오히려 스파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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