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10유로 밑으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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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며 톤당 9유로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탄소배출권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탓이다. 정부의 발전차액 보조금과 함께 탄소배출권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2일 환경경영 컨설팅 전문업체 에코센스(대표 권동명 www.ecosense.co.kr)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톤당 24유로까지 치솟았던 탄소배출권 가격은 11일(현지시각) 종가기준 8.5유로까지 추락했다. 불과 8개월 만에 70% 가까이 가격이 빠진 셈이다. 배출권 가격은 경기가 급속도로 하강하던 지난해 10월만 해도 18∼20유로 선에 거래됐다. 불과 3개월만인 올 1월 10유로 대를 위협하다가 마침내 이달 11일 10유로 벽과 함께에 9유로 선마저 무너졌다. 이 같은 가격 하락세는 세계적 경제위기에 따라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 탄소배출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배출권 구입량도 적어진다.

 박상연 에코센스 연구원은 “탄소배출권도 하나의 상품으로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지난해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의 신규 진입 움직임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발전차액 보조금 삭감으로 가뜩이나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곤두박질 치면서 수입원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발전사업자는 물론 1메가와트(㎿) 내외의 중소 발전사업자들까지 공동으로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CDM 인증 붐이 일기도 했다. 인증 비용이 2억원 내외로 비싸 배출권 가격에 따라 자칫 적자를 볼 가능성도 있다.

 박 연구원은 “톤당 15유로 정도는 돼야 일정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가격이 이 상태로 유지되면 배출권거래 사업을 시작할 유인 동기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