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4월 자금대란` 공포감

작년 실적 4월부터 대출에 반영 자금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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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위기의 초침이 중소·벤처기업의 4월 자금 대란으로 향하고 있다. 은행권 자체의 유동성 경색에다, 작년 매출 실적을 근거로 잡히는 대출 자격 및 금리 문제까지 맞물리며 중소·벤처기업의 긴급자금 융통에 비상이 걸렸다. 40여일밖에 안 남은 위기 앞에서 정부 경제팀 2기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게 되면 산업기반 붕괴는 물론이고 재도약 기회까지 놓치는 산업적 재앙이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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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관련 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오는 4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대출에 들어가지만, 최악의 실적이 불가피한 중소기업 대부분은 신규 대출이 막히거나 기존 대출의 담보 요구 및 금리 급등 등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3월 말 법인세 기반이 되는 재무제표를 기업 자금대출을 위한 신용등급 평가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의 실적이 악화돼 은행이 대출을 꽁꽁 묶을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는 “4월 시작해 대개 6월이면 기업등급 평가를 마무리한다”며 “일반적으로 등급평가를 할 때 매출액 변화 추이를 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는 매출 감소를 그대로 부실업체로 단정짓고 대출을 중단하는 것은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최근과 같은 최악의 경제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는 자금지원을 사실상 중단했거나 4월 이후로 미루고 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대출을 하더라도 급한 자금의 일부만 해주고 나머지는 나중에 다시 평가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실적이 나오면 다시 평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1월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7000억원이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두 보증기관 지원규모 2조6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어 보증서 없는 자금지원을 거의 막은 것으로 추정됐다. 기술보증기금 김용환 이사는 “1·2월은 비수기고 3월부터 6월까지 보증 성수기로 봐야 한다”면서 “1월 보증규모가 두 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보증기관이 보증을 섰다고 할지라도 대출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의 1월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36%로 작년 1월 말보다 1%포인트 이상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은행이 연체를 우려해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0% 정도만 유지하면 된다고 밝혔지만 일선 기업금융 창구까지 가려면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업계는 2기 경제팀이 얼마 남지 않은 기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업종에 상관없이 기업의 실적이 반토막났다”며 “지난해 재무제표만 가지고 판단을 한다면 현 금융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아 금융 마비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진호·김준배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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