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AV연구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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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논·파이어니어·켄우드….’

 일본·미국 등의 유명 오디오 이름이 붙은 제품들이 안전규격 테스트를 위해 속살을 드러낸 채 연구실 탁자 위에 가지런히 누워있다. 그 사이로 ‘인켈’ 의 남색 점퍼를 입은 연구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전기적으로 충돌시켜 보기도 하는 등 화재나 감전의 극단적인 상황을 고려해 다양하게 테스트를 진행한다. 인천부평산업단지에 위치한 인켈 AV연구소의 밤은 유독 환하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은 ‘딴 나라 이야기’다. 2008년 12월, 인켈이 큰일을 낸 덕분이다. 데논과 파이어니어에 13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음향기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물량으로 치면 60만대 규모다. 이번 달부터 수출이 계획돼 기축년 시작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그 덕에 이 곳엔 SW 제작, 안전 및 품질 규격 테스트와 인증을 기다리는 제품이 수북하다. 각각 △기술전략팀 △AV상품기획팀 △연구1·2·3팀 △SW팀으로 나뉘어 일하는 100여명의 연구인력들이 쉴새없이 움직여도 일손이 부족할 정도. 현재 인켈은 인켈과 미국에 수출하는 셔우드 브랜드 외에 일본·미국·유럽 등 해외 각지의 유명 오디오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한다. 데논·마란츠·파이어니어, 온쿄·켄우드·엡손·서킷시티 등 다양하다. 한때 법정관리를 받았던 풍파를 가진 기업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김장호 기술전략팀 책임연구원은 “UL·ACT 등 국제 규격 인증을 하는데다 지난 30여년 간 오디오로 축적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해외 업체들의 신뢰는 대단한 편”이라며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연구소를 찾아와 논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인켈 AV연구소는 인켈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곳’이다. 과거 ‘오디오=인켈’로 통했던 대표기업 아닌가. 이 연구소 역사는 30년이 넘는다. 인천에 옮긴 건 1년이 되지 않았지만 그간 연구소는 인켈의 모든 오디오를 개발했다. 외부 전파를 차단하는 실드 룸(shield room) 등이 그것을 보여준다. 현재 실드룸은 최근 구축한 전자파방사 시험실, 전자파 차폐실 등과 함께 아직 남아 있다.

 물론 세월에 따라 연구소도 업그레이드됐다. 3층에 인켈의 70년대 제품부터 최근에 해외 OEM 제품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방과 나란히 지난 해 5월에 만든 무향실은 듣는 오디오에서 보고 느끼는 오디오로의 진화를 위한 오디오 전문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듯 했다. 보다 완벽한 소리 구현을 위해 연구원들은 무향실과 스피커 시청실, AV시청실을 수차례 오가며 음질 테스트를 수행한다. 과거 인켈을 기억하는 7080세대들을 넘어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 ‘귀가 트인’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AV 평가단을 구성해 수시로 확인한다. 양규영 기술전략팀 책임연구원은 “국내 유일 오디오 전문 기업으로 인켈의 자존심은 AV연구소에서 나온다”라며 “규모는 작지만 핵심 실험 및 인증 등 기술력은 충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