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수 1월 1만5739곳 사상최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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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침체로 인해 신설법인수 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벤처 확인(인증)업체 수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기업들이 벤처기업으로 인증받을 경우 각종 금융지원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 공시시스템을 운영중인 기술보증기금의 ‘월별 벤처기업 증감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올들어 1월까지 매월 벤처기업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벤처 버블기인 2001년의 벤처기업 수 최고치(1만1392개사)를 2006년 넘어선 이후 올 7월부터 매달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10월 이후에도 벤처 확인업체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11월에는 47개사 증가에 그쳤지만 10월과 12월 그리고 올들어 1월에도 300개사 넘는 벤처기업이 순증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10∼12월) 신설법인 수가 작년 대비 10∼24% 크게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관련 기관 및 업계는 이같은 벤처 기업 수 증가 배경에는 벤처 확인제도 변경과 함께 지난해 10월 이후 기보가 보증지원을 크게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경기불황여파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서둘러 보증이 잘되는 벤처로의 말 갈아타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체 벤처기업 1만5401개사 가운데 78.5%인 1만2097개사는 기보의 기술평가보증을 통해 확인을 받은 기업들. 기보 기술평가를 바탕으로 8000만원 이상 보증이용시 벤처 확인이 가능하도록 2006년 제도가 바뀌면서 ‘벤처기업’으로 간판을 바꾸고 있다. 기보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던 10월 보증지원금액을 2조5000억원 대폭 늘렸으며 올들어서도 작년보다 보증지원규모를 2조원 늘렸다. 상반기에만 신규 지원분 60%를 공급한다. 기보는 현재 기술평가를 받은 기업에 한해 벤처 확인비용으로 30만원 가운데 20만원을 감액한 10만원만 받고 있다.

 이기원 기보 이사는 “최근 보증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벤처 인증기업이 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까지는 보증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벤처 확인업체 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벤처기업 경우 보증수수료 우대와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면서 벤처 확인 받기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대열 벤처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창업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벤처기업 수가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금융애로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