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은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이 시작된지 50년되는 날이다. 50년전 미국 원조로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했던 우리나라는 중동 등에 원자로 시스템 수출을 준비하고, 원자력 발전량 기준 세계 6위의 원자력 대국으로 성장했다. 원자력 기술 도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원자력 발전 불모지에서 원자력 발전 대국으로의 전환은 불과 50년만에 이뤄졌다. 최근 원자력은 차세대 그린 에너지로서 급부상, 전세계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소 설립=1959년 2월3일, 원자력연구소가 우리나라 최초 이공계 연구기관으로 설립됐다. 1957년부터 연구용 원자로 도입을 검토에 들어가 2년뒤 미국의 ‘TRIGA Mark-Ⅱ’를 70만 달러에 들여온 게 국내 원자력산업의 태동이다. 전쟁으로 가난했던 우리 정부는 정부 예산 35만 달러와 미국 정부 무상원조 35만 달러를 통해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했다. 1958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58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 가동을 시작으로 원자력 발전시대에 들어섰고, 월성·영광·울진에 원자로를 건설하며 현재는 총 20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원자력 기술 급성장=80년대부터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87년과 88년 중수로와 경수로 핵연료 국산화에 잇달아 성공했고, 현재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연료를 자체 공급하고 있다. 1995년에는 연구용 원자로를 자체 건설하는 쾌거를 거뒀다. 1995년에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자력으로 설계·건설했고, 1996년에는 한국표준형원전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표준형원전 ‘KSNP’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고 안전성을 향상시킨 최적의 원자로로,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0기 중 절반 이상이 한국표준형 원전이다. 1997년부터 시작한 시스템일체형원자로 ‘스마트(SMART)’ 개발사업은 2002년 원자로계통에 대한 기본설계를 마치고, 2007년에는 개념설계를 완료했다. 스마트는 카자흐스탄과 중동 등으로 수출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그린에너지 각광=원자력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따라 앞으로의 역할이 더 주목된다. 정부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원자력 12기의 원전을 증설, 현재 20기에서 총 32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원자력발전의 가장 큰 장점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1kWh를 생산하는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보면 석탄 860g, 석유 689g, 액화천연가스(LNG) 460g인데 반해 원자력은 9g에 불과하다. 이는 태양광(30g)과 풍력(11g) 보다도 낮은 수치다.
저렴한 발전단가도 원자력의 장점이다. 원자력의 kWh당 발전단가는 38원으로 무연탄 55원, 수력 84원, 풍력 107원, 태양광 711원 등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인터뷰-문병룡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
“지난 50년간 원자력은 안정적 전력공급원, 자연과학 발전 토대 등으로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문병룡 국장은 원자력은 눈에 보이는 전력공급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과학·사회 전반에 걸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더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의 중요성은 현재 원자력의 역할과 함께 지난 50여년 간 원자력이 무엇을 기여해왔는지를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문 국장은 “원자력이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기업의 상품 경쟁력이 높아졌고, 이는 국가 경제발전과 현대화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원자력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 자연과학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 50년을 맞은 우리나라는 “이제부터 새로운 R&D 방향을 정립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문 국장은 “그동안 발전효율 향상을 위한 R&D에 주력해왔는데, 이는 기술포화에 다가가고 있다”며 “이제는 혁신을 통해 기존의 개념을 뛰어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초고온가스로 (VHTR), 사용후 핵 연료를 재활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FR)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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