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은 양질의 서비스 도입을 촉진하고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57)은 지금 세계 통신시장은 최첨단 기술 및 표준화 경쟁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며, 국내 통신업계가 글로벌 전쟁에서 과실을 딸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내 산업과 소비자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
그는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통신시장의 상황이 매우 안 좋지만, 이럴때 공격 경영을 통해 먼저 기술기반을 확립하면 경기가 풀렸을 때 더 많은 과실을 딸 수 있다”며 “체력 안배(투자와 마케팅 조절)를 해 가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통신산업계의 핵심 이슈로 △IP도입에서 오는 기술전환 압박 △결합·복합상품 출시에 따른 시장 경계 붕괴 △국내외 경제 경색 등을 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방통위가 초점을 맞춰야 할 역할은 △공정경쟁환경조성 △투자 활성화 유인 △수출경쟁력 제고 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통신업계의 합병 이슈와 관련해서도 그는 “외국인투자지분 조건 등에 위배 되지 않고 법적인 문제가 없는 한, 정부가 나서서 (합병을) 해라, 말라할 할 사안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KT와 KTF 합병은) 시내망에 대한 분석 등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해 조건부 승인 쪽에 무게를 뒀다.
4G이동통신 표준과 관련해 이 위원은 “시장에서는 와이브로와 LTE 두 방식이 모두 표준이 될 것이 확실하지만, 우리나라는 와이브로 분야에서 기술표준과 특허를 대거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롱텀에볼루션(LTE)에 비해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다”며 “와이브로는 우리 기술진이 제안하고 표준화에 앞장서 세계 첫 상용서비스라는 쾌거를 올린 IT의 금자탑인 만큼, 로열티 문제로 구겼던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임위원은 지난해 와이브로의 세계시장 확산을 위해 방통위 위원 자격으로 ‘홍보대사’ 역할을 끊임 없이 수행해 왔으며,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통신학회인 ‘컴삭(ComSoc)’ 회장직을 동양인 최초로 맡아(2010년∼2011년) ICT분야에서의 한국 위상을 높였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