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MP3P만 샀을 뿐이고"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가 현실 속에서 일어났다. 뉴질랜드 북섬 황가레이에 사는 크리스 오글(29)이라는 남자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오클라호마 중고품 가게에서 MP3플레이어를 18달러에 사 컴퓨터에 접속했더니 그 속에 미국 군사기밀 파일이 잔뜩 들어 있었다고 27일 TV뉴질랜드(TVNZ)가 전했다.

 파일은 모두 60개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파견된 미국 병사들의 이름을 비롯한 신상 정보들이다. 또 각 기지에 배치된 장비에 관한 정보와 임무 브리핑 내용 등도 들어있었다.

 TVNZ가 확인할 결과 MP3플레이어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의 이름과 인적 사항등 신상명세를 비롯해 이라크 전투에 참가했던 병사들의 이름과 해외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의 숫자와 휴대폰 번호 등도 들어있었다.

 TVNZ는 파일 일부엔 ‘여기에 포함된 내용의 공개는 미연방법으로 금지돼 있다’는 경고들도 모두 표시돼 있었다면서 각 기지에 배치된 장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병사들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 이를테면 누가 임신 중인지 여부 등도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대부분 파일의 날짜가 2005년으로 돼 있어 현재 미국의 국가안보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으나 병사의 신상이 세부적으로 공개될 경우 개개인에겐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오글은 자신이 산 MP3플레이어가 “음악을 듣는데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국방부가 요청해온다면 그것을 되돌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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