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자력계가 연구용 원자로 설계 기술을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과 한국전력기술(KOPEC·대표 권오철)은 21일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소(NCSR Demokritos)가 발주한 ‘GRR-1 연구로 설계개선 용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향후 24개월간 노후한 5 MW(메가와트)급 GRR-1 연구로의 성능을 개선하는 설계개선 사업을 수행하게 됐다. 이번 용역 프로젝트의 규모는 약 80만 유로(약 14억원)이다.
양 기관은 지난 4월 GRR-1 연구용 원자로 설계개선 용역 국제 공개입찰에 참여, 10개월간 평가기간을 거치면서 세계 유수의 원전 설계회사들을 제치고 기술성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세계 연구로 설계 부문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의 INVAP과의 기술평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국내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전했다.
양 기관은 2월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소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3월부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노심 핵설계 △열수력 및 안전성 분석 △안전성분석보고서(SAR) 등 관련 자료 작성을 담당하고, KOPEC은 △1차 냉각 계통(PCS : Primary Cooling System) 교체를 위한 엔지니어링과 기술 자문 △PCS 설계자료·기자재 구매 사양서 작성·기자재 설치 감독·계통 설치 감독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연구로 설계개선 용역 수주는 작년 5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KOPEC이 대우건설과 함께 연구용 원자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연구용 원자로 시장 공동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이뤄낸 첫 성공 사례다. 양기관은 이번 용역 수주로 향후 15년간 15조∼20조원에 달하는 연구용 원자로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명승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기술로 자력 설계 건조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를 지난 10여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세계 수준의 기술과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각 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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