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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1=리튬이온 배터리를 테스트하는 모습.

 배터리2=LG화학이 GM에 공급하기로 한 HEV용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표>HEV용 니켈수소·리튬이온 전지 시장 전망(단위 : 백만팩)

연도 2006 2008 2010 2012 2015

니켈수소 0.4 0.7 1 1.2 1.5

리튬이온 0 0 0.3 0.9 1.9

<표>HEV와 일반 자동차 비교(기준 : 프라이드 1.4)

구분 HEV 일반 모델

대기오염물질(g/km)

일산화탄소(CO) 0.160 0.258

질소산화물(NOx) 0.025 0.031

탄화수소(HC) 0.014 0.026

계 0.199 0.315

연비(km/L) 18.9 13.1

연간 오염물질 배출량(kg) 3.98 6.3

연료 사용량(L) 1.058 1.527

연간 연료비(천원) 1587 2291

(자료 : 국립환경과학원·자동차부품연구원)

 ‘같은 듯 다른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HEV라고 해서 다 같은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장착된 전기시스템과 배터리에 따라 HEV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가속 시 전기 에너지를 어떤 비율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HEV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사용되는 2차전지도 축적된 화학물질에 따라 니켈수소·리튬이온·납축전지 등으로 세분된다.

 ◇전기 의존도, 마이크로<마일드<풀 HEV=흔히 HEV라고 하면 저속 주행 시에는 충전된 전기에너지로, 고속 주행 시 화석연료의 힘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는 ‘풀 HEV’를 의미할 뿐, 전체 HEV 범위는 이보다 훨씬 넓다. 세분화하면 ‘마이크로·마일드·풀 HEV’ 세 종류로 나뉜다.

 마이크로 HEV는 이름 그대로 최소한의 기능에만 전기에너지를 사용한다. 주행 중에는 100%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저속 주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신호대기로 멈춰서면 엔진을 껐다가 가속기를 밟으면 다시 켜는데, 이때 2차전지의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엔진을 제어한다. 마이크로 HEV는 정지 시 공회전을 전혀 하지 않아 연비가 증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기존 자동차에서 약간의 구조만 변경하면 되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다. 프랑스 시트로앵과 도요타가 마이크로 HEV 자동차를 선보인 바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친환경 버스 이용 활성화 일환으로 마이크로 HEV를 도입하기로 했다.

 마일드 HEV는 마이크로 HEV 기능에 전지를 이용한 동력 추진 기능을 더한 것이다. 주행 내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만 가속시 전지의 힘도 일정 정도 빌려 온다. 그만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양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시보레 ‘실버라도’, 도요타 ‘크라운’ 등이 여기에 속한다.

 풀 HEV는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 기능을 극대화한 것이다. 고속 주행 시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달리지만, 저속은 순수하게 전기의 힘으로만 달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고 전기모터 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진동이 적어 승차감도 뛰어나다. 혼다 ‘시빅’ 풀 HEV 모델과 일반 시빅을 비교해보면 연비는 각각 23.2km/L·11.5km/L로 약 두 배 높은 효율을 보인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3390만원으로 일반형 2990만원보다 다소 비싸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살 때의 세제혜택 135만원을 빼면 약 260만원 안팎의 가격차밖에 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연평균 주행거리가 2만km라고 가정했을 때 1년 6개월 정도의 연료 절감량으로 회수 가능하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훨씬 적다. 프라이드 1.4 풀 HEV 모델과 일반 모델을 비교하면 km당 오염물질 배출량이 풀 HEV가 0.199g, 일반 자동차가 0.315g이다. 50% 정도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는 셈이다.

 ◇2차전지, 외국은 니켈수소·한국은 리튬이온=현재 전 세계 HEV의 90% 정도는 2차전지로 ‘니켈수소(Ni-MH)’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납축전지로 저가형 모델에만 일부 적용된다. 니켈수소 전지는 HEV 2차전지 용도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미국·일본 등이 관련 특허와 기술력을 독식하고 있다. 그만큼 신규 진입장벽이 높게 쳐져 있다. 따라서 LG화학·SB리모티브·SK에너지 등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일찍이 제2의 화학물질을 적용한 HEV용 배터리 개발에 눈을 돌렸다.

 지난 14일 LG화학은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폴리머’전지를 6년간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계 전지는 그동안 휴대폰·내비게이션 등 주로 중소형 애플리케이션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으로는 양산 공급된 적이 거의 없다.

 이번에 LG화학이 GM과 공급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리튬이온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개척하게 된 셈이다. 리튬이온폴리머 전지는 기존 액체형과 달리 리튬이온이 젤 형태로 축적돼 있어 안전성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낼 수 있다. 가볍고 경박단소화된 구조로 배터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 자동차 연비도 높아진다. 미국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시보레 볼트용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을 발표한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GM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차대한 프로젝트인만큼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신중하게 배터리 업체를 선정했다”며”고 밝혔다.

 ◇리튬 확보가 관건=문제는 리튬이온 전지를 탑재한 애플리케이션 종류가 늘어나면서 국제 리튬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HEV용 리튬이온 전지는 리튬 소모량이 휴대폰의 200배, 노트북의 40배 정도라는 점에서 HEV 수요 증가는 리튬가격을 더욱 들썩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기준 셀당 제조원가는 니켈수소가 0.5달러인 반면에 리튬이온은 1.67달러다. 리튬이온전지 셀이 3배 이상 비싸다. 특히 전 세계 매장량의 70%가 칠레에 집중돼 있어 향후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앞으로 저렴한 리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는지에 따라 2차전지 사업 성패가 갈릴 수도 있다.

 매장량에도 논란이 있다. 잠재 매장량은 1100만톤가량이지만 경제성을 가지는 매장량은 410만톤에 불과하다. 따라서 채굴형태가 아닌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조달청은 리튬을 희귀금속으로 지정, 국가 비축량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전지연구조합 관계자는 “아직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는 아니지만 리튬은 전량 수입한다는 점에서 대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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