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기업시장서 퇴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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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시장에서 무선랜이 퇴출될 위기다. 지난해 5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무선망 해킹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보안 우려가 확산되면서 제1금융권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에서까지 무선랜 망이 사라지는 추세를 보였다.

 19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은 당초 무선랜의 효율성을 인정, 무선랜 보안솔루션을 도입해 해킹 위협에 대비해 왔으나 신뢰성 부족과 비용 문제로 인해 점차 유선랜 중심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애초 무선랜과 유선랜을 혼용해왔으나 해킹사건이 터진 이후 지난해 9월 무선랜을 없앴다. SC제일은행도 무선랜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무선랜은 물론이고 와이브로 등 유선랜 망을 제외한 어떠한 형태의 내부시스템 접속도 허용하지 않는 형태로 시스템을 정비했다. 국민은행도 유선망으로 사내망 접속을 일원화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 성격상 이동이 잦아 불편한 점이 많지만 보안문제로 무선랜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움직임은 최근 제2금융권으로 확산됐다. 솔로몬상호저축은행은 2010년 상반기까지 사내에서 무선랜을 없앨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선망 역시 보안에서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선랜 데이터 전송구간에서 해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용을 지양하는 추세”라며 “2010년 상반기까지 무선랜 망을 덜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증권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동양종합금융증권 IT지원팀 관계자는 “무선랜은 보안 통제가 쉽지 않아 비용 대비 리스크가 더 크다”며 “유선랜 외에는 내부시스템 접속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짜 이유는 비용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넷시스템 관계자는 “당시 사고가 터진 이후 금융권에서 무선랜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려 했다”면서 “그러나 9월 이후 발발한 금융대란으로 은행권은 비용 때문에 시스템 구축을 유보하거나 포기한 상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무선랜 보안체계를 구축하하게 되면 무선랜보안솔루션 외에 액세스포인트(AP)마다 보안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을 함께 설치해야 한다”면서 “인프라 비용이 추가돼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에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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