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모터보트로 대표되는 레저용 선박의 ‘선형기술’이 향후 우리나라 조선 경쟁력을 뒷받침할 중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선박선형기술은 에너지 소모는 줄이는 대신 선박 속도와 안전성은 높여주는 선박 설계 및 제조의 요소기술이다.
여러 종류의 선박 중에서도 레저용 선박의 선형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까지 미국 및 유럽 시장에 집중됐던 요트, 모터보트 등 레저용 선박 수요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부국의 부상과 함께 전체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조선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레저용 선박·장비 세계시장 규모는 2360만대에 472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에는 3000만대에 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확대돼 지난 해 1만2000대 3억4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0년에는 10만대에 육박하고 금액으로도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와 관련 조선기자재, 수송기계부품 업계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정부 지원 아래 고부가가치 선박 관련 선형기술은 물론 다양한 부품 개발을 시도해 왔다. 최근에는 한국해양연구원, 중소조선연구원 등이 산업체와 손잡고 레저용 선박 선형기술 및 핵심 부품 개발에 나서 수입대체 등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한남조선은 지난 2007년 소형 고속 선박에 스텝헐(Stepped Hull)을 적용, 선박의 속도와 안정성을 높인 선형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선박의 선저(밑바닥)에 저항감소를 목적으로 설계된 일자 형태의 헐을 2중의 스텝헐로 나눠 적용함으로써 마찰저항 감소를 높여 기존 대비 10∼20% 속도 향상은 물론 연비 절감과 안정성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국내 모터보트에 채택돼 수입대체 효과도 안겨주고 있다.
세양마리녹스는 지난 해 중소조선연구원과 ‘레저보트 저항성능 개선연구’를 진행, 미세기포를 이용한 선박 마찰저항 감소, 공기 주입을 통해 속도 향상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연구성과를 거뒀다.
또 동현씨스텍은 현재 한국해양대학교와 어선용 하이브리드형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을 착수했고, 중소조선연구원은 우리나라 동해, 남해, 서해 각 연안 특성에 맞는 레저용 선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레저용 선박 기술 개발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수입시장 대체,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의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시장 진출이 목표다.
심상목 중소조선연구원 전략사업본부장은 “컨테이너, LNG 등 우리나라 조선업이 경쟁 우위에 있는 수송용 선박 시장이 중국의 급성장으로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향후 세계 조선시장 경쟁력은 크루즈선, 요트, 모터보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누가 잡느냐에 달렸다”며 “저탄소 녹색성장, 해양레저시대를 대비한 고부가가치 레저용 선박 시장을 잡기 위한 핵심 요소기술 개발에 정부와 업계의 더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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