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녹색바람 타고 다시 난다

 애물단지 원전이 그린오션 시대에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전성 등의 문제로 환경단체나 지역주민들에게 대표적인 혐오 시설로 취급돼 온 원자력 발전이 탁월한 경제성과 환경친화성 때문에 최근 재부각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발표한 제4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현재 20기인 원자력 발전소를 오는 2022년까지 32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가동 중인 원전 외에 2016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건설·준비 중인 원전은 8기다. 여기에 2017∼2022년에 1400㎿급 원전을 추가로 4기 건설한다는 게 지경부의 계획이다.

 줄곧 미뤄 온 사용후 핵연료 처리에 대한 공개 논의도 내달부터 시작된다. 최근 지경부는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어디에, 어떻게 저장할 것인지를 두고 공론화를 이끌어갈 ‘공론화 추진단’을 내달 말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은 정부, 학계, 업계 등 집단별 대표로 짜여질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그린오션 바람이 일면서 원자력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호전되고 있다”며 “올해 공론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고준위 폐기물 저장소의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원자력의 최대 장점은 경제성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골프공 크기의 우라늄 1㎏으로 석유 9000 드럼, 유연탄 3000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kWh당 단가도 원자력이 38원인 반면, 무연탄은 55원, 수력이 84원이다. 특히 풍력(107원), 태양광(711원) 등 신재생에너지와 비교시 탁월한 경제성을 자랑한다.

 에너지원별 kWh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도 석탄발전은 950g, 석유가 700g, LNG발전은 360g인데 반해, 원자력은 9g이다. 친환경에너지의 대표격인 태양광발전도 43g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원자력의 환경 친화성은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뉴딜은 ‘공격적 원자력 건설’을 선언한 것과 같다”며 현 정부의 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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