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며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있다.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중견기업들이 바로 이들이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산업 분야별로 급신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대표 중견기업 선정, 매주 월요일 이들 기업의 성장배경과 전략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는 ‘파워기업’ 코너를 마련했다.
“팅크웨어는 ‘아이나비’란 브랜드로 시작했고 지금도 아이나비가 팅크웨어를 이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팅크웨어는 아이나비를 중심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팅크웨어를 이끌며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든 지 11년째 접어든 김진범 사장(47). 주위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는 좀처럼 외부에 나서지 않고 말을 아끼는 편이다. 대우통신 연구소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해 온 김 사장은 지난 1997년 위치 기반의 이동성을 편리하게 해줄 장치와 서비스가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창업을 결심했다.
그가 꺼낸 첫마디가 팅크웨어의 제품브랜드 아이나비. 이 브랜드를 향한 강한 애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이나비(i-navi)란 인터넷 내비게이션(internet navigation)의 약자로 산업 초기 CD를 통해 지도 업그레이드를 하는 방식을 바탕으로 인터넷이 접속되는 어떤 공간에서도 손쉽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저와 직원들의 의지였습니다. 브랜드는 제품을 시장에 연이어 선보일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란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내비게이션의 대명사로 알려진 아이나비. 하지만 아이나비가 걸어 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설립 초기 외환위기를 맞아 1999년 출시된 첫 제품은 한 달에 고작 300대가 팔리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월평균 6만대를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보잘 것 없었지요. 어쩔 수 없이 투자받은 돈으로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기술력과 고객만족이라는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내비게이션 분야의 핵심인 전자지도와 소프트웨어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행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내비게이션은 무결점 100%를 보장할 수 없는 산업입니다. 전자지도 내에 도로정보 등은 연간 20∼30% 변화하고 운전 시 바로 접하는 기능 개선 요구에 대한 특성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 상품화, 고객욕구 반영이 필수적입니다.”
이 때문에 설립 초기부터 김 사장은 고객으로부터 생겨나는 무수한 요구사항을 전문화된 팀에서 수렴하고 이를 조정, 개발하는 독특한 조직과 기업문화 만들기에 신경을 써 왔다.
이를 위해 전국을 무작위로 일괄 조사하는 대신 고객이 보내준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하고 그 우선순위를 높여 투자, 비용 대비 만족도도 향상시켜 나갔다.
“지금은 130만여명의 온라인 회원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곧 팅크웨어의 현재와 미래를 인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김 사장은 IT의 빠른 발전을 선도하고자 연구 분야의 실험정신을 강조한다. 팅크웨어가 내놓을 새로운 제품 역시 앞선 기술력이 뒷받침된 제품일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통신형 내비게이션, 실감형 내비게이션, 차량정보통합형 내비게이션 등으로 진화하는 길목에 있습니다. 팅크웨어는 차별화된 소프트웨어와 고객 서비스 인프라로 1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것입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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