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출·신용악화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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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 현정택)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3%로 예상했다. 민간연구소들이 대부분 3% 후반으로 예측했을 때라 국책 연구기관이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 관심사가 될 정도였다. 이후 세계경기가 더욱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간연구기관들은 수정 전망치를 내놓기 시작했고 1% 후반까지 내린 기관도 생겼다. KDI도 할 수 없이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인데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라 불리고 있는 KDI가 제시할 전망치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6일 발간한 1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기침체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소비감소에 따른 생산 위축과 수출경기 부진, 신용경색 심화 등 경제 부문 삼중고로 인해 장기 부진 가능성이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생산 하락세 뚜렷=KDI는 전망보고서에서 11월 중 광공업 생산지수 증가율은 지표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인 -14.1%를 기록하면서 전월(-2.3%)의 하락세가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부문별로 제조업 전 부문에 걸쳐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우리나라 주력산업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와 IT부문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7월 17.4%, 8월 5.6%, 9월 1.3%로 증가율이 퇴조하던 반도체의 경우 10월 -13.6%, 11월 -25.6%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IT부문도 10월 -5.1%에서 11월 -24.6%로 하락하며 생산 위축이 뚜렷해졌다. 표 참조

생산위축은 노동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KDI는 11월 취업자 증가 폭이 전월(9만7000명)보다 하락해 신용카드 거품붕괴 충격이 마무리되던 2003년 12월(4만4000명)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7만8000명을 기록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생산증가율이 급락하고 있지만 높은 재고 증가세 유지도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설비투자·수출도 감소세=11월 중 투자관련 지표들은 투자위축이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기계류(-19.4%) 및 운수장비(-9.9%) 등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도 전월(-36.5%)의 하락세가 더욱 확대된 -43.9%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도 해외경기 침체로 큰 폭으로 감소해 성장률 하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12월 중 수출은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세가 심화하면서 전월(-19.0%)에 이어 -17.4%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근 수출 호조를 유지하고 있는 선박을 제외할 경우 수출증가율은 전월(-23.4%)보다 더욱 하락한 -26.2%로 추정됐다.

◇금융시장은 안정 국면=12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통화스와프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금리 및 환율이 하락하는 등 점차 안정되는 추세라고 KDI는 설명했다. 유동성 공급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채권시장 안정펀드 출범 등으로 국고채 수익률 등 장기금리가 모두 크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외화유동성 우려가 해소되면서 하락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진단했다.

 KDI는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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