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대표 구자영)가 정유제품 수출과 자원개발을 통해 해외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키운다. 반면에 리튬 배터리 등 그린오션 사업은 현 경제여건 등을 감안, 연구개발(R&D) 작업에 초점을 맞춘다.
7일 SK에너지는 대표적인 내수 업종으로 인식돼 온 정유 분야의 수출 사업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올해 경영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기름 장사한다고 ‘땅 짚고 헤엄친다’는 비아냥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지난해 현대자동차·LG전자 등을 제치고 삼성전자 다음가는 국내 2위 수출기업에 등극했다는 점은 SK에너지의 지향점을 웅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지난해 석유·화학·윤활유·원유개발 사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3·4분기 매출액은 14조3162억원. 이 중 63%인 9조1214억원을 수출로만 벌었다.
SK에너지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해외자원개발이다. SK에너지는 영국과 브라질·리비아·페루 등 17개국 32개 광구에서 5억1000만배럴의 지분 원유를 확보해놓고 있다. 올해 역시 정부 시책에 발맞춰 광구개발을 크게 늘린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2015년까지 8조5000억원을 투자해 보유량을 10억배럴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10억배럴은 한국 국민이 50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그룹 제1의 매출원인 SK에너지에 대해 “정유사업은 국제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불안하다”며 “정유기업이 아닌 ‘자원기업’으로 변신하라”고 주문했다.
SK에너지를 포함해 SK네트웍스와 SK가스 등이 지난해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쓴 돈은 1조원이다. 올해는 자원개발 투자금액이 이를 대폭 상회할 전망이다.
한편, 리튬 전지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무공해 석탄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은 기술원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무게를 둔다는 계획이다. 금융위기 등 현 경제상황을 고려, 당장의 현금 창구가 되지 않는 미래기술은 연구개발을 우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전형적인 공해기업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정제공장 등을 중심으로 산업현장 곳곳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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