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디지털 방송의 조기 정착을 위해 추진해온 DTV 수신기 보급 계획이 예산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전체 인구의 7%에 육박하는 아날로그 TV 보유 가정은 디지털TV를 사거나 유료방송에 가입하기 전까지 디지털은 물론이고 아날로그 방송도 볼 수 없게 돼 적잖은 혼란이 예상됐다.
미 정부는 내달 17일 시작되는 디지털 방송을 조기에 안정화하기 위해 13억4000만달러의 예산을 확보, 지난해부터 가정마다 최다 80달러까지 쿠폰(장당 보조금 40달러) 형태로 지원해왔다. 이 보조금은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신호를 변환해주는 수신기(컨버터)를 가정이 구매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방송 전환을 한 달 반 남긴 상황에서 자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현재 쿠폰 총 4490만장을 발행했으며, 남은 예산은 682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 예산으론 앞으로 보조금 쿠폰 170만장까지 발행할 수 있다. 미 정부가 당초 계획한 5150만장 발행에 크게 못 미치는 수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2억5000만달러의 추가 예산이 더 필요하다. 현 추세대로라면 보조금 신청 기한 만료일인 3월 말까지 신청이 6000만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에드 마키 민주당 하원 의원은 “의회가 이달 초에 추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분석기관인 닐슨 조사에 따르면 12월 현 미국의 TV 보유 가구 1억1400만 가운데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가구는 6.8%다. 이와 별개로 전체의 10%는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없는 TV를 한 대 이상 보유했다. 이들 가구가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등에 별도 가입하지 않거나 DTV 수신기도 구매하지 않으면 2월 17일부터 어떤 방송도 볼 수 없게 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DTV 수신기 쿠폰=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시청권 보호를 위해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초 도입한 보조금 제도다. 수신기 구입을 희망하는 가정은 40달러 할인 쿠폰을 대당 1장씩, 최고 2장까지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 대상은 케이블이나 위성 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지상파 TV만을 시청하는 가정이다. 쿠폰을 지급받으려면 케이블이나 위성 방송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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