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핫이슈]방송법 개정땐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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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경제상황 전반에 우려가 많은 때다. 하지만 이를 딛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회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새해에는 방송·통신의 본격적인 융합시대가 열리는 등 디지털·IT 분야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연초에 다양한 변화 요인과 주요 변수를 확인하고 새로운 준비를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전자신문은 기축년 새해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쟁점들을 선정, ‘2009 핫 이슈’ 코너를 마련해 입체적 분석을 해보기로 했다.<편집자 주> 

 “대기업이나 신문사의 방송시장 진출이 현실화될 것인가. 또 민영미디어랩 도입으로 방송광고시장에서 경쟁체제 도입이 확대될 것인가.”

 새해 미디어 시장에는 ‘빅뱅’이라 불릴 만한 거센 변화의 바람이 예고돼 있다.

 논란 속에 지난 연말 통과되지 못했지만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이 새해 미디어시장과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방송법 개정안은 신문과 뉴스통신,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은 20%, 종합편성채널은 30%, 보도전문채널은 49%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방송시장 규제 완화와 경쟁 가속화에 초점을 맞춘 안이다.

 신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금지돼 있던 방송과 신문의 겸영이 풀리게 된다. 방송법 개정안에서는 대기업과 신문사가 지상파의 2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럴 경우 일간신문사가 소유한 지상파방송사나 대기업계열의 종합편성 채널사용사업자(PP)가 방송시장에 등장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방통위는 여당인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방송법 개정안을 대부분 수용한다는 태도다. 일간신문이나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 보도 및 종합편성 PP진출을 허용하고 방송사업의 소유제한도 대폭 완화하기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오는 3, 4월까지는 종합편성 PP의 신규 도입을 위한 정책방향도 확정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종편 PP가 방송분야에 대한 신규투자를 활성화하고, 미디어 융합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새해를 미디어산업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매체 간 겸영을 허용하고 소유규제를 완화해 세계적 미디어 그룹이 출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독점화된 방송광고시장에도 경쟁을 도입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강경 주장이다. 다양한 여론 형성이 차단되고 정부나 대기업의 주장만이 대변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방송시장 규제완화의 수위가 낮아질 수는 있지만, 기존 방송시장구조의 변화는 어떤 식으로든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나라당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반적 규제 완화 속에 케이블 SO와 위성방송, IPTV에 대한 소유 규제도 함께 완화된다. 위성방송에 대한 대기업 지분 제한이 폐지되고 외국자본 소유 제한도 33%에서 49%로 넓어지게 된다.

 방송 주권 침해 논란도 있지만 그동안 자금난을 겪어온 DMB사업자들은 증자 등을 통해 신규 자금조달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 산업의 새 지평을 열 유망주로 주목받는 IPTV 상용화도 관심사다. 지난 연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IPTV 상용 서비스 출범 기념식’이 열려 실시간 IPTV 시대로의 진입을 천명했다. 다중 결말 드라마, 양방향 TV, IPTV 교육 등이 눈앞에 펼쳐지게 된 것이다. IPTV의 등장으로 우리나라 유료방송시장은 IPTV와 기존 케이블TV·위성방송의 본격적인 경쟁시대로 돌입하게 됐다.

 포화상태가 된 유료방송시장에서 출혈경쟁을 막고 건전한 방송환경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콘텐츠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광고 사전심의가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방송광고 독점도 지난해 11월 위헌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는 각 사업자·협회별로 방송광고에 대한 자체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재나 문제에 대한 점검은 모두 사후 규제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됐다.

 코바코의 역할 축소와 함께 민영미디어랩 도입 논의도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방송광고시장에서 코바코의 독점권이 사라지고 경쟁체제가 구축되면 이는 미디어산업 개편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공영과 민영방송의 규정에 대한 논란, 지상파 MBC와 KBS2의 민영화 논의 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방송광고의 경쟁체제 도입이 단순히 광고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환경 전체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간광고 허용과 광고총량제 실시 등 광고와 관련한 여러 규제 틀도 완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방송의 디지털 전환도 새해부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맞춘 정부의 디지털전환 시나리오가 하반기 공개된다. 방통위에 따르면 방송장비의 디지털화 및 HD 프로그램 제작 등에만 올해 7500억원(지상파 3488억원·케이블 4074억원)이 조기 투자될 예정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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