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대체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가격, 올해 말 5만원까지 낮추겠습니다.”
조명업계 터줏대감인 박명구 금호전기 부회장이 올들어 LED 조명 사업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금호전기는 그동안 LCD용 냉음극형광램프(CCFL) 사업 기반을 잡느라 LED 조명 사업에선 후발주자로 밀려났다. CCFL 사업이 안정궤도에 들어서자 이제는 다시 전통 조명기업으로서의 ‘기’를 되살릴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LED는 첨단 산업이지만 LED 조명 사업은 기존 아날로그 조명설계의 노하우 없이 성공할 수 없다”며 “형광등으로 잔뼈가 굵은 만큼 조기에 시장을 선점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적극적 행보는 지난해 말부터 예고됐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대문 밀리오레의 LED 조명 교체 프로젝트까지 직접 챙겼다. 몇 안되는 억 단위 발주인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밀리오레 프로젝트 수주 이후 업계 내 위상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최근 외환은행 LED 조명 수주건도 박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다.
금호전기의 첫번째 주요 공략 포인트는 형광등 대체용 LED 조명이다. 박 부회장은 “미국 내에만 약 44억개, 세계적으로 약 150억개의 형광등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장 규모로만 보면 형광등 대체용 제품이 으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가격이다. 10만원이 넘는 형광등 대체용 LED 조명 가격을 장기적으로 최저 2만 5000원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1만원도 안되는 형광등을 바꾸기 위해 10만원짜리 LED 조명을 구입할 리 없다”라고 말했다. 올해 말에 5만원 수준까지 값을 낮추겠다는 의지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값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 투자와 부품·소재 수직계열화도 동시에 추진한다. 우선 올해 토지보상금으로 받기로 한 1000억원 중 상당부분을 LED 패키지 라인 보강에 사용할 계획이다. 외부에서 사들이기만 해선 가격 경쟁력을 높힐 수 없다는 판단이다. 박 부회장은 “형광등 제조 시절부터 전략적 동지였던 일본 니치아 등과의 교류도 적극 추진한다”며 “가격·품질 어느 면에서나 뒤지지 않는 제품을 올해 내놓겠다”라고 강조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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