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기대감에도 불구, 와이브로 장비 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통신사업자의 투자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위기로 인한 해외 통신시장의 침체 여파가 여전히 위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사의 투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스템이나 중계기 업체의 경영 상황은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이전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의 투자를 앞당기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난 몇 년동안 와이브로 투자에 전념해온 기업들 중 상당수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와이브로는 ‘밑빠진 독(?)’=와이브로 테마주로 분류된 포스데이타, 쏠리테크, 기산텔레콤, 서화정보통신, 위다스 등 시스템 업체까지 29일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올해 대부분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실제 기산텔레콤, 서화정보통신 등은 지난 3분기까지 기록했던 수십억원의 누적 적자가 연간 실적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간신히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쏠리테크의 실적은 지난해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와이브로 기지국과 시스템을 개발·생산하는 포스데이타와 같은 대기업도 힘에 부치긴 마찬가지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 해외시장에 상용 장비 공급을 시작했지만, 아직 대규모 매출로 연결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했던 연구개발 비용으로 인해 지난 3분기까지 2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더디가는 투자, 정부 지원 기대감에도 ‘반신반의’=중계기 제조업체들은 이동통신과 DMB 등의 후속 매출원으로 와이브로를 꼽았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와이브로 활성화에 대비,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씩 투자해온 기업들이다.
당초 예상대로면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했다. 대부분의 업체들도 이 같은 전망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시장은 이 같은 기대를 철저히 외면했다.
최근 정부가 적극적인 와이브로 지원을 예고하고 있지만, 통신사업자들이 여전히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일지도 미지수다.
또 투자 시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각종 정책이 시행되고, 통신사업자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시점은 새해 하반기 이후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어려움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도산…해외 기술 유출 우려=새해 상반기 일부 업체가 도산할 것이라는고 보고 있다.
시장 논리상 불가피한 일이지만, 이로 인한 기술의 해외 유출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시장 형성이 늦어져 고사하는 기술력이 높은 업체는 전략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막연한 기대감에 연명하고 있는 기업들과 경쟁력 있는 기업간의 옥석가리기도 하루 빨리 이뤄지는게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속도감 있는 지원정책을 통해 현재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와이브로 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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