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치킨 게임이 막바지에 달한 가운데 대만을 중심 축으로 일본 미국 등 3국간 시장 구도 재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대만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우리 나라 반도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대만 정부 고위 관료가 “파워칩-일본 엘피다, 난야-미국 마이크론이 협력한다면 한국기업에 대항할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3국이 연대, 한국 견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대만 정부가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파워칩 난야 프로모스 등 자국 D램 업계에 구제지원자금 8조4890억원을 지원할 때 전제 조건으로 기술 지원과 기업 합병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대만 내부에선 난야 파워칩 프로모스 등 D램 업계의 구조조정 노력없이는 자금 지원을 할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대만 D램 업계는 독자 기술없이 그동안 해외에서 원천 기술을 들여와 제품을 만드는 파운드리 사업에 머물러 온탓에 기술력이 부족했으나 대만 정부의 유동성 지원을 계기로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기술력을 얻겠다는 심산이다.
따라서 일본 엘피다-파워칩-렉스칩 등 일본 진영과 미국 마이크론-난야-이노테라 등 미국 진영으로 나뉜 가운데 대만 정부는 자국 산업 육성에 유리한 합병 제안을 한 진영 쪽에 힘을 싣어줄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엘피다나 8분기 연속적자를 기록중인 마이크론 입장에선 대만정부 지원 자금은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는 치킨게임에서 살아남는 데 있어 소중한 자금이다. 이를 입증하듯 일본 엘피다가 대만 3개 반도체 기업과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고 26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엘피다의 유키오 사카모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대만의 파워칩, 렉스칩, 프로모스 등과 합병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4곳의 회사가 하나로 합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정부가 지원할 경우 엘피다의 연구개발(R&D) 센터를 대만으로 옮길 계획이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전략적 파트너인 난야 외 프로모스를 자기 진영에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크론과 대만 3사 간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일본’ 또는 ‘대만-미국’ 등 둘 중 한 쪽으로 진영이 재편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선 되레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전망이다. 대만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엘피다 또는 마이크론은 투자 지연으로 뒤로 처져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선 경쟁 대상이 한 곳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키몬다 역시 독일정부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지만 넉넉한 자금 상황이 아니어서 장기 생존이 버겁다.
국내 소자 기업 한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은 기술력과 생산성 측면에서 마이크론, 엘피다 등 경쟁 기업 대비 휠씬 우위에 서 있다”며 “대만 1국 1 반도체 기업 정책은 반도체 시장 안정화를 가져오는 등 국내 기업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 반도체 기업의 통합은 곧 대만의 현물거래가(스팟)시장 축소 내지는 정리 결과를 가져와 고정거래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수 있다”며 “대만 3사 통합기업과의 정면 대결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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