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기능 단순화에 기술 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 부가 서비스 개발도 필요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의 편리성과 접근성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8일 케이블 업계에 따르면 SO들은 유료방송 이용자의 기준을 40대, 50대 가정주부에 두고 있다. 이 연령대의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많이 활용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최고급 사양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노인이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전화를 걸고 받는 것에 그치는 것처럼, 유료TV 기능도 기술 과시보다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동식 CJ헬로비전 사장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개발자·서비스제공자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노하우를 얻었다”며 “IPTV가 홍보하는 다양한 기능은 디지털 케이블로도 모두 구현할 수 있지만 실제 활용되지 않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리모콘의 단순화에 많은 투자를 했다. 단추 한두개를 줄이는 데도 몇개월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상하좌우 4개의 방향키로 서비스의 90% 이상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단추 수가 31개로 현재 나와 있는 IPTV 리모콘보다 단순하다. 이 회사는 전자정부 서비스로 주민등록등본을 떼는 등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서비스들은 과감히 빼버렸다.
씨앤앰도 ‘심플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 회사는 올 중반까지 운영하던 운세·날씨·교통정보 제공 서비스를 배제했다. TV보다 PC환경에서 더 편리한 서비스는 기술 과시용이 될 수는 있지만 실제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TV에서 인기있는 서비스로는 주문형비디오(VOD)·노래방·증권정보·게임 등을 꼽았다. 씨앤앰은 디지털 케이블방송의 모든 서비스에 들어가는 데 3단계 이상 거치지 않도록 하는 게 기술개발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티브로드·HCN·큐릭스 등 SO들도 사용자가 좋아하는 서비스는 찾기쉽게 배치하고 인기가 떨어지는 서비스는 내리는 교체주기를 단축하고 있다.
정하웅 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은 “TV는 전문가들이 다루는 기기가 아니므로 단순해야 한다”며 “이용자들이 거부감 없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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