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악화에 모든 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기업들은 프로세스를 혁신해 업무효율성을 증대하고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기업소모성자재(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구매 대행체계와 무선인식(RFID)시스템 등을 적극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MRO는 기업 활동에 꼭 필요한 각종 소모성 자재와 사무용품을 일컫는 말로 복사지·프린터 토너·필기구 등 사무용품, 기업 내 각종 설비와 장비의 정비를 위한 공구·기계 부품 등 수많은 제품을 망라한다.
MRO 구매대행 기업을 이용하면 물품을 자체적으로 구매하고 관리하는 비효율과 인력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지점별로 다르게 사용하는 각종 물품도 표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 구매전문가협회는 MRO 구매대행을 이용하면 31%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일부 그룹사는 MRO 구매대행 품목을 공장의 안전용품·전기자재·공구, 연구소에서 쓰는 실험기자재와 각종 화학용품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MRO 구매대행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실제로 비용절감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 농심은 지난 2월 IMK에 MRO 구매를 맡겼다. 1만2000종에 달하는 품목을 구매대행시켜 6개월 만에 비용의 10%를 절감했고 구매시간을 80% 단축했다. 제지업체인 무림페이퍼도 지난 2006년 9월 1만종이 넘는 MRO를 구매대행시켜 관련비용을 10% 줄였다.
한편 MRO업계는 고성장세를 구가할 전망이다. LG 계열인 서브원은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000억원 늘어난 1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고 삼성 계열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올해 매출이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코와 KT가 대주주인 엔투비는 올해 지난해보다 1500억원 증가한 72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코오롱 계열인 코리아이플랫폼은 올해 매출 3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RFID도 물류비 절감에 활용될 수 있다. RFID는 일정한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무선 방식으로 각종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마그네틱이나 바코드는 특정 표식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훼손이나 파손 등으로 인식률이 떨어지지만 RFID는 이런 단점이 없다.
RFID는 건물 출입통제와 직원 출퇴근 관리뿐 아니라 물류에 활용돼 효율화와 비용절감에 기여한다. 국토해양부도 RFID 기반 물류거점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올해 안에 착수한다. 2012년까지 전국의 160여개 물류거점을 대상으로 RFID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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