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파트에서 케이블 방송업체와 일괄 계약을 통해 전세대 유선방송을 내보내는 것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시청자의 개별 선택권이 무시되는 데다 다양한 신규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O들은 일부지역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와 계약을 통해 유선방송을 일괄 제공하고 있다. 요금은 몇천 원대로 저렴한 대신 전세대가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는 방식이다. 시청료는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시켜 일괄 수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KT 등 IPTV 사업자와 스카이라이프 등 위성방송 사업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려 해도 일괄 계약에 묶여있는 가입자들을 전환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괄 유선방송을 보는 사람이 IPTV에 신규로 가입하려면 일부 케이블 요금은 부담하면서 IPTV 시청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
이런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IPTV의 출범 등 유료방송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가열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공동주택에서 TV공청시설을 통해 지상파는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일부 아파트에서는 유선방송에 가입하지 않으면 지상파 자체를 볼 수 없게 만드는 곳이 있다”며 “주택법 시행령에서 관리주체가 입주자를 대행해 납부할 수 있는 8대 관리비 항목에도 시청료는 빠져있는 데 관행처럼 파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유선방송 수신료 합산징수를 단속하고,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케이블사업자의 공청선로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케이블 SO업계 한 임원은 “SO도 디지털 전환을 하고가입자당매출액(ARPU)가 높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아파트 일괄계약에 대해서는 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입주자의 요구가 큰 곳, 지역 소단위 단지에서 일부 중개유선방송 시절의 저가 계약 관행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