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2008년은 지식서비스 산업의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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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12월이 되는가 싶더니 곧 2009년 새해를 맞이할 날도 며칠 남지 않았음에 깜짝 놀란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간 한 해 좋았던 일, 나빴던 일을 돌이켜 보며 새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아지기를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2008년을 돌이켜보니 나는 애주의 습관도 버리고 크게 아픈 데도 없었으므로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 급작스럽게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가 겪는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 상황이 쉽게 호전될 것 같지 않은 불안감은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특히 IT산업은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훨씬 전인 신정부가 정권을 잡던 당시부터 암울한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됐다.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되는 등 가시적·비가시적 IT 소외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대통령은 우리 무역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산업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여러 곳에서 들려온다. 최근 야심찬 경기 부양책이 발표됐지만 IT산업 전반의 소외는 여전하다. IT산업이 2009년을 우울하게 맞을지 걱정이다.

 물론 IT 업계에 답답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에 지식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이 새로이 인지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선진국일수록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GDP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에서도 지식서비스 부문에 종사하는 인구 비중이 가장 높다. 향후 지식서비스 산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올 한 해 정부에서는 지식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담당하는 부서도 새로 만들었으며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지식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추진 중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조금 늦은 감은 있으나, 지식서비스 산업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된 것을 고려한다면 2008년을 대한민국의 지식서비스산업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지식서비스산업의 첫 삽을 뜬 지금, 여전히 할 일은 많다. 우선 지식서비스 산업 이해도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의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정부 차원에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마다 지식서비스산업의 범위와 대상의 이해도가 각기 다를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에서도 고유 업무 범위에 따라서 지식서비스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물론 사회 구성원의 의무도 있다. 바로 지식의 값어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지식의 가치가 인정받기에는 아직도 경직된 사회 분위기와 제도가 존재한다.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야말로 지식서비스 산업의 핵심 영역이다. 정부에서 지정한 대가 체계와 입찰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이 분야에 더 이상 고급 인력이 유입되는 것은 어렵다. 지금까지 IT강국이라고 외치면서 외형은 만들어냈으나 정작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미래의 IT 고급 지식서비스 인력 양성은 성공적이지 못하다. 고급 지식서비스 인력은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이것을 인정해 줄 수 있어야만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고급 인력 유출도 막을 수 있다.

 지식서비스 분야는 넓고도 다양하다. 이러한 오류가 다른 지식서비스 분야에서는 생기지 말아야 한다. 2008년을 원년으로 2009년에는 대한민국 모든 지식서비스산업이 발전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해가 되기 바란다. 남기찬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knam@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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