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디지털 정보화시대에는 일자리를 만들 수 없으며, 빈부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식의 부정적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접견자리에서 “IT시대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격차가 벌어지는데 GT시대는 일자리를 IT보다 훨씬 만들어낼 수 있고 소득격차도 줄인다”고 언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22일 국토해양부, 농수산식품부, 행정안전부, 환경부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묶이다 보면 빈부격차를 줄일 수도 없고 일자리를 만들 수도 없다”면서, “녹색시대를 열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녹색시대, 녹색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꺼냈다’고 설명했지만, 지난달 슈워제네거 주지사 접견자리에서 “IT(정보기술)시대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격차가 벌어지는데, GT(녹색기술)시대는 일자리를 IT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낼 수 있고 소득격차도 줄인다”고 언급한 데 이어 ‘전자정보통신(ICT) 산업의 무용론’을 다시 거론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 발언이 알려지자 IT업계는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해체 주역인 청와대 보좌진 가운데서 IT산업에 대한 무용론이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발언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정에서 정통부와 과기부 해체를 주도한 세력들의 논리와 맞물린 것”이라면서, “청와대 내부에 ICT의 산업적 성과와 위상을 모르는 보좌진들이 지속적으로 이 분야를 흔들고 있다”며 분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간 1249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디지털산업에 대한 이해력 부족에서 나오는 게 분명하다”면서, “두 번째 이런 발언이 나왔다면 그것은 청와대가 ICT 산업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성토했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 발언은 GT는 IT나 BT융합이 돼야 한다는 것이며, GT시대가 정보화시대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90년대 우리 사회의 정보화 인프라를 제공한 IT산업에 대해 무한하게 평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녹색성장 분야를 강조하면서 나온 것”으로 해명했다.
김상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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