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새해 1월 1일자로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을 SK C&C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을 SK텔레콤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SK네트웍스 사장에는 이창규 SK네트웍스 상사컴퍼니 사장이 내부 승진했다. SK C&C 사장에는 정철길, SK에너지 총괄 사장에는 구자영, P&T CIC 사장에는 박상훈씨가 선임됐다.
◇SKT 새 사령탑에 정만원 사장 발탁 배경=정 사장은 지난 2000년 12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SKT N사업단장과 인터넷사업부문장을 맡아 무선인터넷 사업을 기획, 성공적으로 추진해 ‘무선인터넷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정 사장이 SKT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모바일 컨버전스 사업에 필요한 탁월한 감각과 기획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추진한 ‘OK캐쉬백’ 성공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 사장의 신선한 아이디어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SKT 최고경영자에 발탁된 이유로 풀이된다. 워크아웃 상태에 있던 SK네트웍스를 3년 만에 정상화하는 등 저돌적인 추진력 또한 정 사장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이 신성장동력 발굴과 동시에 글로벌 사업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SKT가 최근 3∼4년간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해외 사업을 적극 추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일궈내지 못했다는 안팎의 비판에 시달렸다는 점을 감안한 판단이다.
◇SKT 3개 컴퍼니인컴퍼니(CIC) 체제로=SKT는 이날 이동통신사업부문(MNO), 컨버전스·무선인터넷(C&I), 해외사업·대외협력부문(GMS) 등의 조직을 발표했다. 기존 MNO비즈와 C&I 비즈, 글로벌 비즈, CMS 비즈 등 4개 CIC 체제는 3개 CIC 체제로 재편한 것이다.
CMS와 글로벌 비즈를 통합해 GMS CIC를 신설한 것은 자율·책임경영을 위한 개편으로 향후 CIC별로 글로벌 사업추진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책임자로는 하성민 MNO CIC 사장과 오세현 C&I CIC 사장을 유임시키는 대신 서진우 글로벌 CIC 사장을 GMS CIC로 임명, 3개 CIC 체계의 정착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통신업계가 유례없는 ‘대변혁기’=KT와 SK텔레콤이라는 유무선 통신업계 양대 산맥의 CEO가 한번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KT가 최근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신임 사장 후보로 단독 추천한 데 이어 SK텔레콤 사장으로 정만원 사장이 새롭게 사령탑으로 올라섰다.
업계는 두 회사의 CEO 전격 교체로 통신업계가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 포화된 시장과 가입자 정체라는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해법 모색에 총력전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예상된다.
두 신임 사장의 경우 각각 7회와 21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생활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강한 추진력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를 갖고 있다는 점도 상호 협력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이 때문에 상호접속료, 보편적 서비스 손실 보전금 등의 사안에서 매번 맞붙었던 두 기업이 큰 틀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계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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