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中企가 대안이다](상)88만원 세대와 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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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소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일부 중소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이제 더 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니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특화된 기술력으로 국내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에도 일반 국민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심지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도 막연한 편견 때문에 무작정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전자신문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공동으로 3회에 걸쳐 청년실업 현실을 조명하고, 세계 속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사례를 통해 중소기업의 가치와 장점을 알림으로써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청년 실업은 우리 시대의 가슴아픈 현실이다.

 88만원 세대, 청백전(청년 백수 전성시대), 이구백(이십대 90%가 백수) 등의 신조어는 이러한 상실의 시대를 대변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에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청년 실업 문제는 더욱 심화되는 형국이다. 내년에만 약 40만명의 대졸자들이 취업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전력과 토지공사 등 국내 대표적인 30개 공공기관의 새해 신규 채용 폭이 올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공무원 채용 시장 역시 올해의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청년 실업문제는 단순한 경기 악화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구조적인 문제다. 실제로 청년층의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70%에 육박하고 있지만,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6.5%에 이어 올해 6.6%대로 갈수록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반면 국내 중소기업은 연간 23만여명의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등 중소기업 인력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고급 인력이 넘쳐나는 형국인데도 정작 중소기업계에서는 인력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소기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소기업 기피 현상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구직자를 포함해 일반 국민들에게 뿌리깊이 박혀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일류·일등주의로 대변되는 대기업에 비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힘들고 가급적이면 가고 싶지 않은 대상으로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계는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형 기업만 2만5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체질이 크게 개선됐다. 연간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되는 벤처기업도 152곳에 달한다. 어려운 경제 환경속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여도는 대기업 그 이상이다. 지난 10년간 중소기업 고용은 247만명이 늘어난 반면, 대기업 고용은 오히려 130만명이 줄었다.

 경제발전 기여율에서도 중소기업의 성장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전체 산업계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1960년대 25.7%에서 2000년대 56.0%로 2배 이상 높아졌고, 생산율도 같은 기간 26.5%에서 52.8%로 각각 늘어났다. 한 마디로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굳이 대기업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눈높이만 낮춘다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열려 있다.

 물론 중소기업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하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놓고도 그에 걸맞은 처우와 대우 없이는 좋은 기술과 제품이 나올 리 없다. 이들이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 CEO의 마인드 전환이 필요한 때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지난 10여년간 IT 등 첨단산업의 발전으로 중소기업의 성장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성장의 핵심 주체인 중소기업들이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면 더 많은 우수 인력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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