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RIM 블랙베리, 한국 상륙 초읽기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 폐지 결정으로 새해 4월부터 위피 미탑재 단말 출시가 가능해졌다. 캐나다 혁신기업 리서치인모션(RIM)의 간판상품 ‘블랙베리’ 역시 이에 포함된다. 블랙베리 법인용은 위피를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있어 이미 한국 시장에 상륙해 있지만 새해부터는 일반인도 손쉽게 블랙베리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분기 IDC가 집계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RIM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7월 애플이 3G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를 쓸어 담고 있지만 RIM은 꿋꿋이 위상을 지키고 있다. RIM은 지난달 27일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블랙베리 스톰’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또 한 번의 바람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캐나다 워털루 시는 인구 10만명의 소도시지만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인 리서치인모션(RIM)의 근거지기도 하다. 워털루 시가 캐나다에서 대표적인 혁신도시로 평가되고 있는 그 핵심에 RIM이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RIM이 생산하고 있는 블랙베리는 전 세계 110여개국에서 14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블랙베리로 e메일을 확인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블랙베리는 비즈니스맨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웹스터(Webster) 사전은 매년 그해의 변화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영어단어를 선정해 발표하는데 2006년에는 ‘크랙베리(CrackBerry)’를 그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이 말은 중독성이 강한 마약 크랙(Crack)과 블랙베리의 ‘베리’를 합한 신조어다. 캐나다인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대표적인 기업로 부상한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고객에 대한 정확한 정의

블랙베리는 e메일이 PC에 도착하는 순간 푸시 기술을 이용, 블랙베리에 자동으로 보낸다. 비즈니스맨이 중요한 메일에 빨리 반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블랙베리 사용자의 90% 이상이 회의를 기다리는 시간,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 등으로 무의미하게 보냈던 하루 평균 50분 정도를 생산성 높은 시간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강력한 데이터 보안은 IT 종사자의 요구를 충족했다. 또 블랙베리, 소프트웨어, 전파점유시간을 블랙베리 솔루션으로 묶어 판매함으로써 기업 IT 설계환경의 복잡성 문제도 해결했다. 항상 바쁜 비즈니스맨들과 기업 데이터 보안문제에 민감한 IT 관계자들의 시대적 요구상황과 블랙베리의 혁신적인 기술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1999년 미국 월가의 메릴린치 등 주요 금융사가 블랙베리 솔루션을 선택했다는 발표를 한 이후 RIM의 판매실적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RIM은 기업인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했고 보안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연구개발(R&D) 역량강화는 RIM의 핵심전략이다. 지금까지 총 매출의 6∼10%를 R&D 역량강화에 투자해 오고 있다. 전체 6000여명 직원 중 35%인 2100명이 R&D 인력이다. 이 회사는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의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R&D 인재들이 관료주의로 인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주는 등 최고의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RIM은 블랙베리 서비스 초창기 때 요금청구와 기술지원을 과감하게 아웃소싱했다. 아웃소싱을 통해 핵심분야에 집중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서비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자 아웃소싱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RIM은 기본에 충실해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기업소비자 시각에서 판단했다. 그동안 해오던 요금청구와 기술지원 서비스 아웃소싱을 RIM이 직접 제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RIM은 전 세계 3곳에서 24시간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RIM은 아웃소싱 여부를 철저하게 고객만족도 측면에서 판단했다. 아웃소싱이 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RIM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한 것이 아니고 무엇을 할지를 항상 진지하고 과학적으로 고민하고 접근했다.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경쟁사들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우리의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성장동력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치밀한 계획안을 수립하고 제대로 실행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한데 뭉쳐 RIM은 비즈니스맨은 물론이고 마돈나, 패리스 힐턴과 같은 할리우드 스타의 애장품이 됐다. 최근에는 젊은에게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김광희 토론토 KBC센터장 khee@kotra.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