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와 선박, 자동차 그리고 반도체와 휴대폰을 비롯한 IT 제품에 이르기까지 공작기계의 손을 거치지 않는 분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작기계`라는 말은 참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공작기계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힘 공작 기계란 무엇일까? 흔히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 혹은 `마더머신(Mother Machine)` 등으로 불린다.
공작기계가 하는 일은 금속 재료를 자르고 깎아내고 누르는 것. 조금 단순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나온 제품이 소형화와 고품질을 내세우면서 공작기계가 하는 일 역시 단순 공구 이상을 넘은 첨단 과학을 지향하고 있다.
공작기계 산업이 지향하는 목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더 정밀하게, 더 빠르게, 더 복합적이고 다양하게"로 정리할 수 있다. 요즘 공작기계의 트렌드는 크게 복합 기능화와 로봇과의 협업 등을 들 수 있다. 작지만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IT 제품이 늘어나다 보니 이들 부품을 만드는 공작기계가 MEMS나 나노기술 등에 대응해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더구나 요즘에는 공작기계 하나로 부품이나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복합 작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컨대 예전에는 3차원 굴곡을 깎아내고 곡선 형태로 천공을 뚫으려면 2번 이상 공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작기계 스스로 절삭공구를 자동 교체하는 5축 머시닝센터 등으로 이런 작업을 한 번에 끝낸다. 부품을 만드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드는 건 물론이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다축 공작기계와 로봇의 협업도 공작 기계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런 추세는 올해 4월 열린 2008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 2008)에서도 두드러졌다. SIMTOS 2008 전시회에는 5축 가공기와 레이저 가공기 등 공작기계와 온갖 센서, 인버터 그리고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등을 연동해 자동화 공정을 구현한 기기가 대거 선보였다. 그 뿐 아니라 로봇과 공작 기계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것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의 역할도 커질 전망. 화천기계공업 조한규 대리는 "정밀, 고속, 다양, 대형화로 요약할 수 있는 공작 기계 트렌드는 새로운 시장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며 "풍력발전기의 대형 터빈이나 극한 환경에 놓일 태양전지 등 정밀 부품에 대한 기술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작기계의 이런 `이유 있는 변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2010년 열리는 SIMTOS 행사에는 자동화 기술과 로봇, 제어계측 기술을 총망라한 `IT+공작기계`의 모습이 더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과 공작 기계의 결합은 제품 가공 작업의 완전 자동화 솔루션으로 이어질 전망인 것.
SIMTOS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신인호 이사는 "올해 전시회에서도 공작 기계의 자동화가 상당히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면서 "2010년에는 자동화는 기본이고 통신과 컴퓨터, 로봇 등을 융합한 첨단 IT 융합형 공작기계의 출품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작기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최첨단 IT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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