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업체 중 유일하게 독일 오스람의 ‘TAG’ 형광체를 사용해왔던 삼성전기가 양사 간 협력관계를 사실상 청산했다. 그 대신 미국 ‘인터매틱스’사와의 공조를 대폭 강화했다. 인터매틱스는 ‘실리케이트’ 형광체를 생산하는 업체 중 하나로 삼성전기 외에도 상당수 LED 업체들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한다. 이로써 국내 LED 업계는 실리케이트 형광체가 독식했으며, 크게 일본 도요타고세이 진영과 인터매틱스 진영으로 양분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지난 2004년 오스람과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도입했던 TAG 형광체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한편, 인터매틱스의 실리케이트 형광체 적용 비율을 크게 높였다. 당초 오스람과의 계약에 따라 모바일용 LED 생산에만 TAG 형광체를 쓸 수 있다. 백라이트유닛(BLU)·조명·자동차 전장부품 등 삼성전기가 최근 육성하는 사업에는 쓸 수 없는 셈이다. 삼성전기는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 범위를 넓히는 재계약을 추진했으나 오스람측이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최종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상반기만 해도 TAG 형광체를 약 20% 정도 사용해왔지만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BLU·조명 등으로 LED 응용범위가 늘어나는 이상 오스람과의 계약에만 매달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LED엔 인터매틱스사의 실리케이트 형광체를 쓴다.
삼성전기가 실리케이트로 돌아섬으로써 국내 LED 업계는 실리케이트 형광체가 독식하게 됐다. 서울반도체·LG이노텍·알티반도체의 경우 일본 도요타고세이가, 삼성전기·엔하이테크·이츠웰 등은 인터매틱스가 실리케이트 형광체를 공급한다. 실리케이트는 일본 니치아의 YAG, 오스람의 TAG 등과 함께 세계 3대 LED 형광체로 꼽힌다. 서울반도체에 대한 니치아의 특허 공세가 시작되자 업체들은 오스람 및 실리케이트 진영과 대거 특허 사용계약을 맺었다. 서울반도체·삼성전기가 오스람과 TAG 형광체 특허 사용 및 공유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근에는 두 회사 모두 TAG 형광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니치아가 YAG 형광체를 외판하지 않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실리케이트”라며 “앞으로도 국내 LED 시장은 실리케이트 형광체가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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