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월마트로 쏠린 IT업계의 시선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고객 지향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서비스 품질제고와 프로세스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74년 컴퓨터 시스템에 이어 1988년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을 도입하며 업계에 자동화 관리의 바람을 몰고 온 월마트는 2003년 유통업계 최초로 전자태그(RFID)를 채택, 전 세계 물류·재고 관리 시스템의 대표적인 준거(레퍼런스) 사이트로 자리 매김했다.

 최근 불어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는 또 한번 전 세계 IT업계의 시선을 월마트에 불러 세우고 있다. 올해 들어 본격화된 경기 불황 속에도 30% 안팎의 과감한 가격인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월마트가 블랙프라이데이 빅세일 시즌을 맞아 휴대폰·PC·블루레이플레이어 등 전자제품의 대대적인 할인 공급에 나서 이른바 ‘연말특수’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월마트가 이 시기에 앱스토어·AT&T스토어, 그리고 미국 1위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 이어 올해 최고의 히트작인 애플 아이폰을 판매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이 같은 시장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 판매를 위한 직원 교육과 지원계획, 구체적인 판매 시기(12월 28일)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앞서 월마트는 지난달 말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G1폰을 미국 내 독점 공급 이통사인 T모바일USA보다 30달러 낮춘 148.88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차세대 DVD 표준이 된 블루레이 진영의 기대감도 크다. 월마트가 이번 시즌 사상 처음으로 130달러 이하짜리 블루레이 플레이어 판매를 앞두고 있어 그간 지지부진했던 블루레이 확산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마트의 유통·물류 역량과 가격파워가 서킷시티의 파산에서 확인되듯 날로 위축되고 있는 미국 IT 시장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며 내년도 전 세계 IT산업이 품을 새 희망의 리트머스가 될지 주목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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