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시청 가입자 반발 불보듯
KT·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IP)TV 사업자들이 MBC에 이어 KBS 방송 콘텐츠의 유료화에 나섰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와의 계약 조건에 따른 것으로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 협상 완전 타결을 앞둔 시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동안 방송콘텐츠 무료 시청을 조건으로 계약한 기존 IPTV 가입자들의 강한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IPTV 업계에 따르면 KT·SK브로드밴드는 오는 18일부터 IPTV에서 제공하는 KBS 지상파 방송 콘텐츠에 방송 후 일주일까지는 편당 과금(PPV)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IPTV서비스 사업자들은 IPTV서비스 전 단계로 VoD서비스를 주력으로 한 프리 IPTV서비스 사업을 펼쳐오면서 방송콘텐츠 무료 시청을 조건으로 가입자를 확보해 왔다.
LG데이콤은 지난 3월 지상파 3사 VoD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미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들 IPTV 사업자의 지상파 방송 콘텐츠 유료화는 지난 1월 MBC에 이은 것이다.
KT는 ‘메가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및 연예 오락 9종 프로그램(주당 40편)에 방영 후 7일까지 SD급은 500원, HD급은 1000원씩 편당 과금을 실시하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오는 18일부터 ‘브로드앤TV’ 일부 KBS 방송 콘텐츠에 대해 방송 일주일 이내 편당 500원씩 과금할 예정이다. 향후 SBS도 같은 식으로 유료화할 계획이다.
KT는 “KBS 측의 권고에 따라 부득이 본 방송 후 7일간 유료로 제공하게 됐다”면서 “오는 17일 시작하는 실시간 지상파 재전송 서비스와 관계없이 지상파 VoD 부문은 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IPTV사업자들의 이 같은 선택은 지상파방송사들의 강한 요구에 따른 것으로 방송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S는 공영방송으로 별도 수신료를 받고 있는만큼 IPTV 별도 과금에 강한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는 콘텐츠 협상 초기부터 편당 과금을 주장해왔다”면서 “지상파 재전송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만큼 방송사의 조건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결국 가입자 해지사태 등 피해는 IPTV사업자가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콘텐츠 유료화 정책이 계약 당시의 서비스 제공 조건과 다르기 때문이다.
IPTV사업자는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소비자에게 지상파방송은 정규방송 12시간 경과 후부터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미 SK브로드밴드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위약금 없는 해지 △MBC방송 콘텐츠를 구매하는 경우 남아 있는 계약기간 동안 구매금액인 500원을 포인트로 반환(페이백)하라는 조정 결정을 받았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위원은 “계약 당시 약관과 다른 조건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문제”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집단분쟁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