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를 말하면서 한국이동통신, 지금의 SK텔레콤을 빼놓을 수 없다.
1992년 말 체신부가 CDMA 기술을 제2이동통신의 단일 표준화 기술로 발표했지만, 선뜻 나서는 업체는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994년 한국이동통신이 선경그룹, 지금의 SK에 인수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는다. 후에 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역임한 서정욱 당시 SK텔레콤 사장의 말이다.
“당시 국내 업체가 하도 소극적이어서 개발업체 간 경쟁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사용자 요구사항’을 개발업체에 제시하고 이에 맞춘 업체에 한해 시스템 설치 자격을 주는 것입니다. 한번은 한 업체가 단말기 개발을 계속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당장 제품을 가져오라고 전화했더니, 급한 나머지 일본 제품을 껍데기만 바꿔 갖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뜯으라고 했고, 그 업체 담당자는 제 앞에서 ‘반성문’을 쓰고서야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웃음).”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의 상용화에 성공한 SKT는 그 여세를 몰아 2000년 10월 세계 최초로 서울·인천 지역에 CDMA2000-1x 네트워크를 구축, 2.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그해 12월에는 비동기 IMT2000 사업자로 선정돼 2003년 12월부터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한 음성통화와 영상전화 등의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97년 10월 한국통신프리텔(KTF), LG텔레콤, 한솔PCS 3개사가 동시에 016, 019, 018 등의 번호로 PCS 상용서비스를 실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됐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은 지난 1998년 5월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고 국내외 246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국민기업인 신세기통신을 2002년 1월 합병, 우리나라 전체 가입자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대표적 이통업체로 자리를 굳혔다.
이때 KTF도 한솔을 흡수 합병해 경쟁력 확대를 꾀하는 등 경쟁구도에서 일대 변혁이 일기도 했다.
당시 SK텔레콤은 가입자 포화상태에 있어 신세기통신 인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지만 여하튼 합병은 이뤄졌고 이런 점 때문에 PCS 사업자들은 합병인가 문제를 계속 지적하기도 했다.
골 깊은 SK텔레콤의 사사(社史)는 지난 1984년 차량전화 서비스, 1988년 7월 휴대전화 서비스, 1996년 1월 CDMA 디지털 이동전화, 2002년 1월 동기식 IMT2000 서비스 등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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