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띄워 `경기 낙하산`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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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일 발표한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은 내수 부양에 초점을 맞춰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 하강을 막고 부동산 규제를 풀어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게 골자다.

최근 금융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실물경제에 드리우면서 이미 수출시장이 무너지고 경기하강 곡선의 기울기가 커지고 있어 내수 진작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정부의 인식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4% 안팎으로 낮아지면서 세수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재정 지출확대라는 카드를 내놓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의 과도한 하강세를 감안할 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경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실물대책의 조기 집행을 통해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재정지출 11조 확대=정부는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273조8000억원으로 잡아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번 수정예산을 통해 공공분야 지출을 공기업의 투자 1조원을 포함해 11조원 늘리기로 했다.

과감하게 지출을 늘린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주요국들이 감세와 재정확대 공조에 나서고 있는데다 재정 지출만큼 확실한 경기부양책이 없기 때문이다. 늘린 재원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4조6000억원을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 투입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SOC증액분의 90%를 지방에 투입하기로 해 지난달 30일 수도권 규제 합리화에 따라 지방의 상대적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황을 감안했다. 또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 농어업인 등 경제 위기로 타격이 심한 계층의 자금난 해소와 보증 지원을 위해 3조4000억원을 투입하고 저소득층의 복지 지원을 위해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지원 확대=신용보증 확대, 대출만기 연장 유도 등을 통해 중소기업·영세상인 등의 흑자도산을 방지한다. 국책은행 신규 출자와 신·기보 추가 출연 등을 통해 보증공급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수출중소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수출입은행을 통한 자금지원 확대가 이뤄지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우량 중소기업에는 대출 만기연장도 유도된다. 은행 해외채무 지급보증에 따른 ‘사후조치 이행’을 통해 우량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 임금의 50%를 지원하는 청년인턴제도 혜택인원을 당초 50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확대한다. 저소득층 대학생의 등록금 경감을 위해 기초생활보호대상자 근로 장학금 수혜자수를 3만2000명에서 18만1000명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 이어 환경규제도 줄줄이 푼다. 국내 환경규제가 선진국보다 오히려 높아 기업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보화 예산은 그대로=내수 부양 효과가 큰데도 크게 증가한 SOC예산 등과 달리 정보화 예산 지출은 늘어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내년 국가 정보화예산은 올해 대비 7.1% 감소한 3조1555억원 규모. 정부측은 예산 조정 논의 초기부터 아예 정보화 예산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는데 현실화됐다. 국회에서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질 것이지만 내년 예산 확대는 물건너 갔다는 IT업계의 판단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종합대책이 경기에 도움이 되겠지만 흐름을 바꾸는 정도는 아니며 어느 정도 경기하강 폭을 줄일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재정지출 확대정책은 앞으로 경기상황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추경 편성 등 추가 대책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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