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젠 실물경기 침체 막을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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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간 통화스와프 거래로 금융시장이 급격히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실물경기 침체로 인한 경기하강을 막는 것이 정부 당국의 현안으로 부상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외화부족 우려로 과민하게 반응했던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이 같은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회사들은 물론 제조업체들까지 앞다퉈 감원을 단행함에 따라 가계소득 감소가 소비경기의 급랭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의 투자부진으로 확산하는 악순환이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추가로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4일 발표 예정인 정부의 경기활성화대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 침체 이제 시작=지난 3분기 국내 총생산(GDP)은 작년 동기 대비 3.9% 성장하는 데 그쳤다. 경제성장률이 4%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향후 경기침체는 IMF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외환위기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경제의 건전성은 지금이 더 좋지만 대외적인 여건은 더 좋지 않다. 외환위기 때에는 선진국 경기가 좋아 내수는 부진했어도 수출에서 경기회복의 활로를 뚫을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지금은 선진국 경기가 더 부진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경기가 반등하려면 IMF 때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다.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통화스와프 계약 내용을 설명하면서 “통화정책을 길게 보고 여유있게 운용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에는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간 금리차가 좁아져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금리인하에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FRB가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공급하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1.0%로 하면서 부담이 줄어들었다. 따라서 가계나 기업의 이자부담을 덜고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 4.25%인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3.5%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활성화 대책 발표=정부는 4일 경기활성화종합대책을 내놓는다. 당초 지난 31일 오전에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추가 협의 등이 필요해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책의 중심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이다. 투기지역 대폭 해제와 1가구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한시적으로 해제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을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위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정투입과 감세를 골자로 하는 경기부양책도 담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수출 활성화, 에너지 절약, 여행수지 개선 등을 통해 경상수지를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유치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현재의 금융불안 상황이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면서 거시 부문의 충격이 금융시스템에 다시 충격을 주는 2차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10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지속하도록 정부가 전면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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