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이 벽걸이TV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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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판을 노트북PC로 쓸 수 있게 된다. 회사 회의실 유리 테이블 위에 발표 자료를 불러와 종이없이 문서 토론를 진행한다. 미래 세상을 다룬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속의 이야기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최문기·ETRI)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 기반의 전자소자를 투명한 전자소자로 대체해 정보 표시는 물론 입력, 처리까지 가능한 유리형태의 투명 단말기인 ‘유비쿼터스 스마트 창’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일본이 먼저 연구개발에 착수해 도쿄대 등이 여러 건의 국제 특허를 보유했지만, 그 특허를 피해서 산화아연물질을 활용한 투명 트렌지스터를 만들고 동영상까지 구현할 수 있는 유리창을 만든 것은 ETRI가 처음이다.

ETRI는 국내에 35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적으로도 9건의 초청 논문 발표 등을 통해 사실상의 특허권을 확보한 상태다. 오는 2012년 본격적인 제품 양산을 시작으로 오는 2015년에는 전세계적으로 2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투명디스플레이시장을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는 유력 원천기술 고지에 오른 셈이다.

최문기 ETRI 원장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디스플레이 생산, 제조분야에서 경쟁국을 앞질러 세계시장을 선도해 오다, 이제 원천기술분야에서도 당당히 세계시장을 이끌게 됐다”며 “이번 개발한 투명전자소자는 200℃ 이하의 저온에서 제조가 가능해 향후 플라스틱기반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플레서블 전자소자 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 산업적 파급효과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적용한 투명전극은 희소소재인 인듐을 90% 이상 쓰는 기존의 인듐틴옥사이드(ITO) 전극를 대체하는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특히 큰 연구성과로 평가된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 상용화는 공동기술 개발에 참여한 LG전자가 우선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가 모듈을 생산하고, 세트는 LG전자가 완성하는 형태의 제품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으로 나노신소재, 에스디테크도 이번 개발에 함께 참여했다.

개발을 주도한 조경익 ETRI 신소자·소재연구부장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가 크기에 제약이 많은 반면, 이번 기술은 크기 확장이 용이하다”며 “현재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이 기술의 강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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