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공포 "삼성전자株 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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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공포가 3년 3개월여간 지켜온 삼성전자의 주가 50만원선을 무너뜨렸다.

 23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모두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주가 폭락상황을 빚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일보다 6.99%(3만5500원) 하락한 47만2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종가가 5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5년 6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하루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조원 이상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주가 폭락은 삼성전자에만 그치지 않고 IT주 전반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최근 10만원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날 8.29% 하락하며 주가가 8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삼성SDI도 22일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전일보다 9.31% 폭락했고 삼성전기도 6.36%의 낙폭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LG이노텍과 합병을 앞둔 LG마이크론도 14.07% 하락했다.

 경기방어주인 통신주들도 하락에 예외가 아니었다. 3분기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한 LG데이콤이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고 SK텔레콤과 KT도 각각 5.61%와 6.28% 하락했다.

 코스닥은 상황이 더 심각해 지수가 전일보다 10% 이상 하락하는 경우 그 하락하는 상태가 1분 이상 계속될 때 주식거래를 20분 동안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스가 발동하며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그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주가 코스피지수의 하락 방어 역할을 한 것에 비쳐볼 때 이날 IT주 중심의 급락은 투자심리의 악화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형 IT주의 급락에 대해 “전일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악화로 인해 4∼5%의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기관들이 원금보장형 주가지수연동(ELS) 펀드에 대한 로스컷(손절매)을 감행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주를 팔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의 불안감은 더 심각하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극도에 달하며 위험자산을 피하는 차원에서 중소형주를 매도하면서 코스닥 시장이 역사상 최저치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포진된 조선기자재주가 중국 경기의 위축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것도 코스닥 시장의 폭락을 야기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바닥이 근접했다는 징후가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잘 버텼던 IT와 자동차업종이 하락한 것은 공포심리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것이 마지막 충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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