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돈드는 방재사업은 뒷전, 돈되는 방송콘텐츠사업은 OK

 대구도시철도공사(옛 지하철공사)가 지하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IT사업은 뒷전으로 미룬 채 돈이 되는 디지털미디어방송 서비스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은 지난해 초 개발한 사회안전시스템(u세이프티)을 지하철역사에 시범설치하기로 했지만 최근 갑자기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DGIST가 SK텔레콤으로부터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능동대처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아키텍처 핵심기술’은 지하철 화재발생시 센서로 이를 미리 감지, 통제센터와 인근 주민들의 휴대폰으로 미리 알려줌으로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이다.

당초 대구도시철도공사와 DGIST는 기술개발이 끝나면 지난 7월까지 설치할 수 있는 지하철 역사의 공간을 확보해 시범운영에 들어가기로 했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양 기관의 책임자들이 세 차례나 만나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시철도공사 측은 개발된 u세이프티 기술을 지하철에 적용하기엔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지하철 시설물이 민감해 장비를 설치하기가 곤란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u세이프티 테스트 베드 구축을 계속 미뤄왔다.

대구지하철은 지난 2003년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해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경험했기 때문에 화재발생시 조기 감지를 통한 대응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현재 구축돼 있는 대응시스템의 경우 역사 내부의 특정 위치에 대한 영상과 정보 만을 전송하는 단순 모니터링 기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시민의 안전을 위한 유비쿼터스 기반의 방재시스템 구축은 뒷전으로 미룬 채 디지털미디어방송서비스 구축사업을 발빠르게 추진하는 모습이다.

공사는 최근 지역의 디지털음악방송 서비스업체인 게리슨테크놀러지와 문화콘텐츠방송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연말 구축에 착수해 내년 초에 서비스될 이번 사업은 게리슨이 50억원을 투자해 대구지하철 전동차량 64대에 3000여대의 LCD TV를 설치한 뒤 음악과 뉴스 등의 콘텐츠 방송을 시민들에게 서비스하는 방식이다. LCD 영상방송 서비스를 통해 지하철이 대중교통수단의 기능 뿐만 아니라 정보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 이번 사업의 취지다.

IT업계에서는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시민들의 안전과 관련 있는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은 뒤로 미뤄둔 채 수익사업이 될 수 있는 방송서비스사업을 우선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방재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해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과 지금까지 전혀 협의한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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