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캐릭터를 대신 육성해 주는 육성 대행 사무실이 성행하면서 각종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중국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하고 있어 피해가 발생해도 뾰족한 구제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현행 게임법으로는 돈을 받고 캐릭터를 대신 키워주는 것을 단속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게임 이용자의 피해만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의 캐릭터를 대신 키워주는 육성 전문 사무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또는 중국에 사무실을 두고 이용자가 자주 찾는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 불법 광고글을 게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을 유치해 레벨당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의 캐릭터 육성 요금을 챙기고 있다.
이들은 게이머라면 모두 고레벨 캐릭터를 갖고 싶어한다는 점을 이용해 ‘최단 시간 내에 고레벨을 만들어주겠다’며 게임 이용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인터넷 카페 등에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이용자가 자주 찾는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 버젓이 광고를 게재하는 등 드러내놓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또 일부 게임 커뮤니티는 아예 자체적으로 부주 연결 코너를 마련해 수수료를 받고 사무실과 연결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대행 사무실 가운데에는 이용자에게 비용을 선금으로 넣어줄 것을 요구한 뒤 돈만 챙기고 자취를 감춰버리거나, 게임사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해 속성으로 레벨을 올리다 적발돼 계정 압류를 당하기도 하면서 이용자만 골탕을 먹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사기를 당했다는 한 이용자는 게임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게임을 할 시간이 별로 없어 사무실에 육성을 의뢰했는데 선급금은 물론이고 캐릭터에 있던 각종 장비와 게임머니까지 모두 사라졌고, 사무실에는 연락도 안 되고 있다”며 피해 사례를 소개했다. 또 게임 커뮤니티 내 부주 연결 코너를 이용해 봤다는 이용자는 “캐릭터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확인해 보니 중국 사무실이었다”며 “다행히 캐릭터를 되찾기는 했지만 중국 사무실은 자동프로그램을 사용하다 계정을 압류당하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게임 커뮤니티상에는 캐릭터를 맡겼다가 사기를 당했다거나, 계정을 압류당해 더이상 게임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등의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김민규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본부장은 “캐릭터 육성 대행 사무실은 불법이 아니라 제재를 할 수 없는 사례지만 육성 과정에서 수집한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는 작업장 역할을 하는 등 작업장의 변종으로 볼 수 있는 등 아이템 현금거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게임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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