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별지/3면/박스(급부상하는 로봇산업)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은 오는 2013년 30조원 규모로 확대되고, 고용효과도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활용분야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로봇 세상이 이젠 일상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현장이나 전쟁 상황 시 막대한 노동력을 투입해야 했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수행했던 일들도 로봇이 서서히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 산업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2008년도 선도형 신기술 성장동력발굴 지원사업에 정부연구개발(R&D) 예산을 전년 대비 51.9% 증가한 1조1923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또 오는 2018년까지 지능형 로봇산업 3대 강국 실현을 위해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상 속에 들어온 서비스 로봇=산업용 로봇은 우리나라가 세계 4위의 기술을 자랑할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이나 자동차 조립라인 등에서 일정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산업용 로봇이다.

 이에 비해 서비스 로봇 시장은 이제 태동기다. 그렇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젠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이 가정용 청소로봇만은 아니다.

 청소로봇도 기존에 청소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영상통화도 하고, 홈모니터링도 할 수 있게 진화하고 있다. 기동성을 지닌 로봇 플랫폼에 음악재생, 영화, TV, 사진보기 기능을 지원, 멀티미디어 환경을 지향하는 AV로봇도 등장했다.

 이처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서비스 로봇들은 무조건적인 안락한 생활이 아니라 더욱 가치 있고 즐거운 삶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로봇기술이 최근 들어 첨단 IT와 결합, 인간노동의 자동화를 넘어 보다 큰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 KT, SK텔레콤 등 대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 신수종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 로봇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어 향후에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자 체크하는 간호사 로봇=의료분야에서의 로봇 적용도 활발하다. 최근 병원에서 간호사를 도와 혼자서 환자 체온을 측정하고 약과 차트를 운반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이 로봇은 간호사와 함께 병실에 다니며 약과 엑스레이 필름 등을 운반한다.

 환자의 기록차트를 로봇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간호사의 명령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등의 업무를 스스로 수행한다. 특히 심야시간대에 간호사를 도와 혼자 병실을 돌아다니며 환자의 몸에 부착된 체온측정 센서에 무선으로 접속, 환자의 상태를 체크한다. 측정 데이터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병원의 환자관리 시스템에 자동으로 기록을 남기는 기능도 갖고 있다. 무선 체온측정 기능 외에도 혈압측정과 혈중산소량, 심전도 체크 등과 같은 환자 모니터 기능도 있다.

 환자의 체온을 로봇이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의료용 무선통신 주파수를 활용하는 자동 패치도 함께 개발됐다. 환자의 몸에 한번 부착한 패치는 3∼7일간 쓸 수 있다. 환자의 편의에 따라 탈·부착할 수 있다. 로봇은 기존 병원에서 사용하던 카트 정도의 크기다. 운반 가능한 적재 하중은 최대 20㎏이다.

 ◇원격 수업용 통신로봇=멀리 떨어진 강사와 학생을 연결하는 원격수업용 통신로봇도 등장했다. 이 로봇은 외국의 원어민 강사가 무선랜으로 학생들의 반응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영어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원격교육 외에 e러닝 콘텐츠도 자체 내장해서 교육현장서 폭넓게 쓸 수 있다. 로봇 상반신에 탑재한 12인치 모니터는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위치조정이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에 뜨는 그래픽 메뉴를 눌러서 메뉴를 손쉽게 지정할 수 있다. 로봇이 장애물을 만나면 알아서 회피하고 통신오류시 자동 정지하는 등 사용자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 로봇은 교육기관에서 큰 부담 없이 교육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초기 판매가격을 낮췄다. 이 교육용 로봇은 2009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병사 생명을 지키는 국방 로봇=국방 분야에도 로봇 적용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로봇은 기존에 병사가 하던 많은 일들을 대신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안타깝게 잃게 되는 병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현재로서는 무인비행로봇이나 감시정찰차량 등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방 로봇은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수 있는 자율주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율주행 능력을 구현하는 것은 인간 수준의 인식과 판단이 필요한 만큼 무척 어렵다.

 정부는 오는 2012년이면 국방로봇 개발을 완료, 그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견마로봇’이라고 명명된 국방로봇은 감시·정찰과 지뢰제거, 전투용 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은 이라크전에서 다수의 국방로봇을 활용한 바 있다. 또 위험지대 등에서 수송임무를 맡게 될 다양도 로봇도 실전에 배치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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