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금융기법·상품과 달리 투자자교육은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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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완전 판매 등 금융관련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한국의 허술한 투자자교육 시스템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 기법, 상품 등은 복잡해지는 반면에 일반인은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금융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환헤지 파생상품인 키코에 과도하게 가입해 환율상승에 따른 손실로 흑자부도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피해 기업들은 은행들이 키코를 불완전 판매했다는 이유로 집단소송 중이다. 이 같은 사례는 기업 경영자조차 금융·투자지식이 부족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우리사회는 상당수의 ‘금융문맹’ 계층이 존재하고, 이들은 금융피해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복합상품, 파생상품 등 판매에 따라 금융피해 위험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법, 제도 개혁에 비해 투자자 교육 투자 미진=미국·영국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자교육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정부차원의 교육 관리 시스템이 없다. 그나마 몇몇 금융회사들이 간헐적으로 투자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법·제도 정비에 비해 투자자 교육에는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젊은층들이 투자지식에 가장 취약하게 드러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투교협)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상의 모든 계층 평균 투자지식은 53점인데, 대학생들의 투자지식은 가장 저조한 47.6점으로 나타났다.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층의 투자지식 취약은 학교 등 교육기관이 투자교육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를 갖추더라도 투자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우리 자본시장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T 접목 등 우리의 강점 살린 투자자 교육 필요=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의 성공사례와 우리의 장점을 융합해 체계적인 투자자 교육 시스템 확립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 IT의 강점을 이용한 투자자 교육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투교협은 IT와 투자자 교육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IT 투자자교육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오프라인 투자자 교육 인원이 주춤하는 것에 비해 e러닝 등 온라인을 통한 교육인원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투교협에 따르면 지난해 약 5만4000명이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교육인원(15만3297명)의 30%를 넘어서는 수치다. 투자자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불과 3년 만에 8400여명에 불과하던 온라인 투자자교육 수강인원은 현재 6배 이상 늘어난 것.

 박병주 한국증권업협회 상무는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투교협)에서 실시한 e러닝 등 뉴인터넷과 뉴미디어를 이용한 투자자교육이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면서 “투자자교육 체계화를 위해 잘 갖추어진 우리의 IT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