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이 짙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콜센터’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산업 특성상 아주 호황이나 불황일 때 오히려 고객들의 투자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인티큐브, ECS텔레콤, 카티정보 등 콜센터 구축 전문기업들이 내년도 시장 전망을 ‘관망속에 긍정’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있어 ‘초긴축 모드’로 돌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콜센터’는 불황에 업는 업종=콜센터는 불황에 웃는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업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황일수록 기업들이 비용 효율이 높은 비대면 접촉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금융기관에서 경기가 나쁘면 창구 인력을 줄이고, 전화나 자동화기기를 늘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달부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간 해당 업체들도 이 같은 부분을 반영하고 있다.
한솔인티큐브 김용수 부사장은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점보다는 호황이든, 불황이든 명확한 전망이 가능할 때 투자에 나선다”며 “오히려 지금과 같은 불투명한 시점보다는 명확한 불황 신호가 주어지면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UC 등 비용 효율 기술도 한 몫=통합커뮤니케이션(UC) 등 새로운 기술 등 비용 효율적인 기술도 이 같은 추세에 일조한다. 최근 은행들이 전 지점을 인터넷전화(VoIP)로 묶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통신비 절감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점은 불황에 극복하는 최고의 전략인 셈이다. 특히 최근 VoIP에 대한 각종 규제와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점도 이 같은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올해 약 1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카티정보의 경우 내년에는 약 20% 정도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위기의 실체만 ‘확인되면…’=하지만 이들 업체들도 내년 전망을 장미빛으로만 예측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단 미국발 금융 위기의 실체 확인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콜센터업체 한 임원은 “지금 상황은 갑자기 위기가 닥친 상황이라 기업들이 ‘일단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어도 1∼2달 내에는 이런 일시 멈춤 상황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2000년대부터 2∼3년 단위로 콜센터 업계의 호황과 불황이 나타났다”며 “거시경제 변수들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면 내년 콜센터 산업의 투자는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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