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영대리점들이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해빙하기 위해 점포 앞에 쌓아두고 판매하는 ‘미끼상품’이 매출 효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과 주방 소형가전, 이·미용기기를 최고 30% 이상 할인판매하자 이를 보고 방문한 고객이 다른 대형가전까지 구매하는 연쇄반응도 일어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프라자와 하이프라자는 각 점포에 자사 브랜드 이외에 값싸고 품질이 우수한 소형가전 제품인 미끼상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미끼상품은 믹서·커피메이커 등 주방가전에서부터 면도기·다리미·헤어케어 등 생활가전까지 5만원 이내의 소형가전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대부분 파격가·특별가 등으로 가격이 최고 30% 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값싼 상품으로 유인된 소비자가 고가 제품의 구매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점포별 지점장 재량에 따라 적극적으로 미끼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판점들의 이러한 고객 유인 전략은 TV홈쇼핑에서 찬밥신세였던 식품과 주방용품이 시청자를 1분이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 방송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수도권에 위치한 디지털프라자 한 점포의 외부나 입구 정면에는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소형가전 제품을 전시해 놓고 있다. 6만3000원 하는 필립스 다용도 믹서를 30% 할인한 4만41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테팔 무선주전자도 20% 할인한 3만8080원에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스팀다리미와 도어록, 일반형 청소기, 이·미용기기, 스탠드, 면도기 등을 최고 3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고 고객 방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수익보다 일종의 홍보 마케팅에 무게를 둔 전략이지만 매출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 미끼상품을 포함한 기획상품(MD)은 디지털프라자 각 점포별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월 평균 7억원을 하는 점포에서 1억500만원이 MD 제품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과 비교해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이프라자의 경우도 각 점포별 MD 상품이 전체 실적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 효자로 등극하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8월에 30% 할인된 가격에 미끼상품으로 선풍기를 내놓자 매장 내 에어컨 매출로 이어지는 연쇄 구매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김철현 하이프라자 봉천지점장은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특별가 제품에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저렴한 소형가전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고객 모으기와 매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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