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하도급 업체에 전액 현금 결제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 이하 LGD)가 다음달부터 하도급 중소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100% 현금 결제를 실시한다. 어음은 물론이고 구매카드·담보부증권 등과 같은 ‘현금성’ 결제가 아닌 전액 현금 결제 도입은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 대표적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100% 현금 결제를 도입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D는 다음달 기일부터 50여개 중소 하도급 협력사들에 100% 현금 결제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들 50여개 하도급 협력사들은 당장 이달 말까지 납품 대금을 다음달 15일께 전액 현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지금까지 LG디스플레이는 대부분의 현금성 결제와 일부 어음 결제를 병행해왔다.

 LG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시황 위축에도 불구하고 중소 하도급 업체들과 상생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식을 체결한 다음 현금 결제 비중을 90% 이상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더욱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 이 같은 방침은 국내 주력 산업인 디스플레이 시장의 후방 산업군 협력사들에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유가에 시름해온 부품·소재 업계는 지속적인 판가 인하에 더욱 시달려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작스러운 환율 변동에 ‘키코’ 손실 부담까지 더해져 중소 협력사 전반을 짓누르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한 협력사 관계자는 “당연히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단지 상생협력이라는 선언적 의미에서 그치지 않고 판가 인하 관행을 포함해 고질적인 병폐를 손질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100% 현금 결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7개의 계열사들까지 동참, 현금성 결제 100%를 유지하기로 선언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최근 SK에너지·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16개 주요 관계사들이 현금성 결제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리고 지급 기일을 단축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시행 시기와 방법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00% 현금성 결제 선언은 대국민적 약속”이라며 “다음달 중순까지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한 다음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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