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금이 ‘녹색’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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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녹색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주 태양광 발전소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설자금을 지원하는 ‘마이 솔라 파트너론’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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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이 ‘녹색’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 발언이 자극된 것으로 관련 산업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22일 관련 금융 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최근 녹색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신산업 성장에 자금동맥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털 업계도 녹색 붐에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 공기업들이 녹색산업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상품 개발에도 속속 착수 중이다.

신한은행은 녹색산업을 미래성장 분야로 선정하고 능동적 지원을 골자로 한 ‘여신운용 액션플랜’을 최근 수립했다. 액션플랜에는 특히 내부직원 자질 향상을 위해 산하 FSB연구소에서 친환경산업 동향 및 전망을 주기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은행 측은 현재 △친환경성장산업의 핵심기업을 타깃으로 한 특화 대출상품(상품개발부) △친환경성장산업 전략투자와 사모펀드 개발(투자금융부·전략투자부)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신재생에너지 생산자 등을 대상으로 저리 지원하는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개발한데 이어 이달 중 태양광발전 시설자금보중부 대출을 시행한다. 또 에너지 분야 지원 확대에 대비한 ‘태양광발전사업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영업점에 통지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이제는 그린오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담고 있는 ‘저탄소 녹색통장’과 환경사랑을 실천하며 재테크를 하는 ‘우리사랑 에너지 복합예금’을 선보였다. 또 외환은행은 태양광발전소 시설자금 지원 상품인 ‘마이 솔라 파트너론’을 지난주 출시했다.

벤처캐피털 업계도 ‘그린’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하반기들어 사장 직속으로 자원투자팀을 신설했다. 이창로 한국기술투자 이사는 “한국 IT기술 자체가 성숙해 투자처 찾기가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차기 유망 신성장산업은 그린테크(Green-Tech)로 이 분야에 투자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승 한국투자파트너스 사장도 “태양광 등 에너지 분야는 정부 지원 없이는 어려운 부분”이라며 정부 지원과 관련 “관심을 갖고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 공기업들도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며 지원 확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달 대체에너지 개발 지원의 일환으로 태양광발전시설자금 보증 시행에 나선 가운데 기술보증기금도 관련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김용환 기보 이사는 “대통령이 강조한 만큼 금융위원회 차원에서 지원 확대 요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녹색산업 부분의 상품 개발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3조원 예산으로 신성장동력, 서비스산업, 바이오·클린테크펀드를 운영 중인 가운데 최근 정부 발표에 맞춰 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태균 산은 차장은 “바이오·테크 분야는 8월말까지 143억원이 지원됐으며 몇백억원의 추가 지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수출입은행은 올 초 설립된 신성장산업금융실에서 환경·에너지 분야 지원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