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인재양성]정책과 비전- 특별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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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의 열정을 보여주는 아인슈타인의 짧은 일화가 있다. 정부가 지급한 10만달러 수표를 분실해 한바탕 소동이 났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읽던 책에 끼워놓고는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수표인 줄도 몰랐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 접한 이 이야기는 나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과학자는 현실감각을 초월하는 집중력을 발휘해 연구에 몰두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이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국가 과학기술발전의 메카인 대덕특구를 찾은 것도 한 분야에 평생을 바쳐 국가발전을 이끌어 온 과학기술인에 대한 존경심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쟁 후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왔다. 좁은 국토에 부족한 부존자원이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화를 이룩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이르는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교육열이 낳은 과학기술인들의 한결같은 땀과 열정 덕분이다. 더욱이 지식기반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창의적 인적자원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자 핵심 성장동력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이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나라도 이 같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재양성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강화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재대국’을 5대 국정지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초·중등 단계 우수인재 양성 기반 확충, 대학·대학원 등 고등교육의 질 제고, 글로벌 우수인재 유치·활용 등 종합적인 인재양성 및 활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인재양성 기반 확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재교육 대상자를 2012년까지 전체 초·중·고 학생의 1%까지 확대하고, 수학·과학 교육과정을 탐구·실험 중심으로 개편해 학생들의 창의성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아울러 수월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연구와 융·복합 연구도 적극 지원해 우수 이공계 대학의 미래선도 유망산업 분야 전문인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금융공학, R&D 컨설팅 등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식서비스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거쳐 미래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추진하려 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국내로 복귀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외국의 우수한 연구원들이 한국에 진출해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국내 연구 시스템의 선진화·글로벌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과 국제연구인력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인연금제도를 정착시키고, 연구원들의 안정적 인건비를 보장해 주기 위한 연구과제 중심제도(PBS)를 개선하는 등 과학기술인의 사기진작을 위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복안도 착실하게 준비하려 한다.

 세계 과학경쟁력 5위, 기술경쟁력 14위의 현장인 대덕특구를 직접 보고 확인한 후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인이 굳건히 연구실을 지키고 있는 현장에서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우리가 보유한 가장 귀하고 믿음직한 자산은 바로 인적자원이다. 특히 무한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이루어야 할 시점에서, 과학기술인의 의지와 책임감은 국가의 미래를 밝힐 에너지다.

 정부는 앞으로도 지식기반시대를 앞서 열어나가는 창의적 인재양성에 가능한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두뇌들이 더 넓은 세계에서 창조적 혁신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다해 나가고자 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이름이 세계 과학기술계의 중심에 서고 신산업을 왕성하게 일으킬 수 있는 과학기술 강국, 과학기술이 창조하는 편리함과 풍요로움으로 모두가 잘사는 선진일류국가의 미래를 우리의 소중한 인재들과 함께 열어 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